[재테크/전문가 수첩]하나銀 이태녕 지점장

  • 입력 1997년 7월 14일 08시 01분


재테크의 두가지 미덕(美德)은 절약과 저축. 꾸준히 저축하고 절약하다보면 돈이란 불어나게 마련. 재테크와 일확천금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다. 하나은행의 李太寧(이태녕)월곡동지점장은 『미덕으로 무장한 다음 자신의 형편을 고려한 재테크 전략을 짜라』고 조언한다. ◇이씨의 경우 ▼내집마련〓이씨는 조합주택을 통해 내집마련에 성공한 케이스. 조합주택은 원하는 지역을 선택할 수 있고 분양가격도 일반 아파트에 비해 싸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 그러나 목돈을 투자한 후에도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이상 기다려야 하고 등기가 완료될 때까지는 재산권 행사가 곤란하다는 점 때문에 조합주택을 기피하는 사람도 적지않다. 그는 결혼 전이어서 당장 집이 필요하지 않았고 아파트부지가 서초동으로 요지여서 서둘러 세대주로 독립한 후 지난 87년 조합주택을 신청했다. 예상 분양가는 4천5백만원 정도였으나 인허가 지연과 공사비 상승으로 총 투자비용은 7천8백만원. ▼주식투자〓주식으로 손쉽게 돈을 벌려고 생각한 것은 이씨도 마찬가지. 지난 95년 집을 담보로 잡히고 수천만원을 빌려 한국통신 주식 입찰에 참가했으나 한 주도 배정받지 못했다. 곧바로 차입금을 상환하면 별문제가 없었을텐데 욕심은 한도 끝도 없는 모양. 남의 돈을 「나의 목돈」으로 착각, 주식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시세차익은 커녕 원금의 상당 부분을 날렸다. 은행원이지만 은행빚이 무서운 줄은 그때 처음 알았단다. ◇투자분석 이씨가 분양받은 아파트는 입주 당시 1억5천만∼2억원의 시가를 형성,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더라도 「남는 장사」를 한 셈. 그러나 조합원 자격을 얻기 위해 살던 아파트를 팔고 무주택자로 5년을 버틴 일부 조합원들의 사정은 다르다. 매도한 아파트 시세도 그만큼 상승한데다 금융비용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투자였다고 꼬집어 말할 수 없다는 것. 「내몸에 맞는 재테크」가 중요한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는 주식투자에 대해 『장기 여유자금이 아니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꾼 자금으로 투자할 경우 금융비용 이상의 수익을 내야하기 때문에 투자판단을 그르칠 우려가 있다』고 강조한다. ◇조언 이씨는 『서민들에게 「지상 최대의 과제」인 내집마련 작전은 조기에 세우는 게 좋다』고 말한다. 내집을 갖게 되면 가계규모에 맞게 집을 넓힐 계획을 짠다. 단 집을 담보로 주식투자를 시도하는 등 「모험」은 하지 않는다. 그는 향후 저금리시대가 예상되는 만큼 목돈을 굴리되 목표수익률을 점차 낮추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장기 여유자금으로 실세금리 수준의 이익을 낼 생각이라면 주식투자도 괜찮다. 〈이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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