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北동포 성금」 불미스런 일 몇가지

  • 입력 1997년 7월 1일 20시 11분


▼통일을 생각하고 북한을 얘기할 때 우리는 감정과 정서를 앞세우기 쉽다. 이성적인 안보논리는 감성적인 통일논리에 밀려 제대로 설 자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을 돕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동족으로서 자연스런 현상이다. 각종 시민 사회 종교단체들이 나서서 성금과 식량 의약품 등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북한동포돕기운동을 벌이는 전국 1백12개 민간단체 대표들이 모여 북한동포돕기 민간단체전국회의를 결성해 눈길을 끌었다. 민간차원이지만 필요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힘을 합쳐 폭넓은 지원이 되도록 체계화하자는 게 그 취지다. 또 적십자사를 통한 대북(對北) 식량지원이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순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뤄지도록 촉구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동포돕기운동과 관련하여 일부 불미스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북한동포돕기운동으로 모은 성금을 유용한 의혹이 불거져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단체가 있는가 하면 모금한 성금을 반(反)국가단체인 재일(在日)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에 송금해서 북한에 전하려 한 혐의로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간부 3명이 구속되는 일까지 생겼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만 하기 어렵다. ▼관련자들은 혐의내용을 부인하고 있지만 범민련의 경우 성금의 송금뿐아니라 북한측과 팩스를 교환하는 등 불법접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민간단체의 북한동포돕기운동은 모금과 전달 등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함은 물론 전달창구를 적십자사로 단일화한 정부방침을 존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순세력이 끼여들 빌미를 주게 되고 자칫 북한동포돕기운동의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