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크라이스트처치초등학교 5학년인 피터(10)는 최근 아프리카 르완다의 초등학생들에게 보낸 학용품이 잘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뿌듯했다.
자기 학교와 자매결연을 한 아프리카 르완다지역 학교 학생들이 학용품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지난5월.
전교생들은 자매학교 학생들을 돕기위해 인근 주민들을 학교로 초청, 각국의 독특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 팔았다. 또 5마일(약 8㎞) 걷기대회도 열었다.
주민들은 걷기대회에 참가하기 전 학생들과 「어느정도 걸었을 때마다 후원금을 얼마씩 낸다」는 계약을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한 푼이라도 더 많은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다리가 아픈 것을 꾹 참으며 끝까지 걸었다. 총 3천파운드(약 4백50만원)를 모금했다.
이처럼 영국에서는 친분이 있는 부모들간에 자녀들의 봉사활동을 후원해주는 암묵적인 약속이 돼 있다. 어린이들이 후원금 모금 행사를 벌일 경우 서로 연락해 후원자로 나선다.
아트필드 교장은 『학생들이 내는 돈의 액수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봉사활동이란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대상을 위해 땀을 흘리는 과정이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브뤼셀의 노틀담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도 지난 3월 아프리카 자이르에서 벨기에 선교사가 운영하고 있는 학교에 크레파스 연필 등 학용품을 모아 보냈다.
이 학교 알렉산더 교장은 『교육과정에서도 다른 나라와 민족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고 있다』며 『그 연장선상에서 해외난민돕기는 최근 학생들의 봉사활동영역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옥스퍼드의 웨스트키들링턴 초등학교 베리코웰 교사는 자선단체에 보낼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BBC방송의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유명인사 흉내내기」 코너에 나간 그는 현재 영국에서 인기가 높은 비요코라는 덴마크 출신 여자팝가수를 재미있게 흉내냈다.
학생들은 평소 모아둔 용돈을 내고 학부모들도 후원자가 돼 5천파운드(약 7백50만원)를 방송국에 전달했다.
런던 크라이스트처치초등학교 6학년인 에밀리(11)는 요즘 일요일이면 교회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세차해 돈을 모은다.
에밀리는 교회에서 추진중인 여름방학 캠핑에 한 친구가 돈이 없어 참가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식에 친구 5명과 의논, 이 친구의 비용을 자신들이 마련해주기로 한 것.
영국 남해안의 섬으로 4박5일간 캠핑을 가는데 드는 비용은 1인당 85파운드(약 12만8천원). 에밀리 등은 교회신자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차 한대 세차에 3파운드씩 받기로 했다.
런던의 콜빌초등학교는 사회봉사를 하나의 독립된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을 정도다. 이 학교에서 매년 추수감사절에 벌이는 봉사활동 축제 「노팅할 카니벌」은 유럽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봉사과목 수업시간에는 봉사활동에 관한 학생들의 발표와 토론이 벌어지고 전교생이 모이는 조회시간에는 봉사활동을 한 학생들에게 배지를 나눠준다. 학생들은 학교 밖에서도 배지를 달고 다니며 자부심을 갖는다.
〈런던·옥스퍼드·브뤼셀〓한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