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투항한 것으로 알려진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의 지도자 폴 포트(69세 추정)는 현대사에서 가장 끔찍한 대량학살중 하나로 꼽히는 「킬링필드」의 주역.
그는 지난 75년부터 79년까지 지도자로 군림하면서 「농민천국」을 구현한다며 도시인을 농촌으로 강제로 이주시키고 화폐와 사유재산 및 종교를 폐지했다.
이 과정에서 과거 론놀정권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지식인 정치인 외국인은 물론이고 「국민개조」라는 미명아래 노동자 농민 부녀자 어린이 등을 닥치는 대로 살해, 캄보디아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약 2백만명을 살육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폴 포트의 본명은 살로스 사르. 출생연도는 정확하지 않으나 20년대말 당시 프랑스 보호령의 중심지였던 콤퐁송에서 태어났다. 부농의 아들로 남부럽지 않게 자란 그는 49년 프랑스 유학중 공산주의를 접하면서 냉정하고 잔혹한 성격으로 변해갔다.
크메르족이 거주하고 있던 북동부 산악지대에서 게릴라 활동을 벌이던 그는 75년 「어둠으로부터의 해방」을 외치며 친미 성향의 론놀 정권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79년 베트남의 침공으로 정권에서 물러난뒤 그는 다시 북부 삼림지대로 피신했다.
폴 포트는 80년대말 모든 공직에서 사퇴했으나 사실상 크메르 루주를 장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부갈등이 고조되면서 최근들어 그에게서 등을 돌린 1천여명의 게릴라들과 총부리를 겨누는 신세가 됐다.
폴 포트는 현재 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나쁜 것으로 알려졌으며 17년간 한번도 공식석상에 얼굴을 보이지 않아 한때 피살설 감금설 등이 나돌기도 했다.
〈프놈펜〓정동우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