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스텐배캬 초등학교 5학년 지리시간. 25명의 어린이들이 4,5명씩 모여 진지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바이킹시대에 대한 자료는 시립도서관에 가면 많이 찾을 수 있을거야. 그 곳에는 내가 갈게』
『사진도 있어야 할텐데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아니야. 사진보다는 커다란 그림을 그리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림은 내가 잘 그리니까 포스터는 내가 만들게』
이곳 학교는 어린이들에게 협동심을 길러주기 위해 그룹으로 나눠 한가지 주제에 대해 공동발표하도록 하는 「그룹 스터디」를 활용하고 있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그룹 스터디 시간이 많아진다. 2∼3학년은 과목당 한학기에 3번씩, 5∼6학년은 한학기에 5번정도씩 그룹 스터디를 한다.
이 학교 교사 마리아 오르그렌(24)은 『어린이들은 그룹 스터디를 통해 서로 협동하는 정신을 기르게 되고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면서 살 수 없다는 점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이곳 학교들은 소수의 어린이가 두각을 나타내도록 하기 보다는 모든 어린이가 서로 돕고 협동하는 정신을 갖도록 가르친다. 혼자 공부하고 일하는 것보다 여럿이 협력할 때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다.
스톡홀름에 있는 테겔호그스 초등학교에서는 시험도 그룹단위로 치른다.
얼마전 4학년 수학시험때는 어린이들을 3명씩 나누어 서로 의논해서 답을 제출하도록 했다.
시험문제는 「생일파티에 초대된 어린이 3명이 다음과 같이 각자 파티에 필요한 물건을 샀다. 모두 합하면 얼마를 썼는가」였다.
한 그룹에 속한 3명에게는 똑같은 점수가 주어진다. 결국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나혼자 잘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어린이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협동정신이 몸에 배게 된다.
노르웨이 드람멘에 있는 아론슬뢰카 초등학교는 결석한 어린이가 있을 경우 학교가 끝난 뒤 가까이 사는 같은 반 어린이가 찾아가 그날 수업시간에 필기한 노트를 보여주도록 가르친다.
결석한 어린이를 배려하는 동시에 선의의 경쟁을 하는 정신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이 학교 교사 크리스틴 바켄(28)은 『누구나 한두번쯤 몸이 아프거나 집안사정으로 결석을 하게 마련이고 남이 어려울 때 도와주어야 자신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이런 이치를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어른이 되어서도 협력정신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스톡홀름·드람멘〓신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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