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발]솔솔바람 타고 스며드는 정취…자연미 가득

  • 입력 1997년 6월 14일 07시 44분


시골 집의 대청마루에 걸린 대나무 발. 따가운 햇살은 가려주고 바람은 솔솔 스며들고…. 그 아래에서 가족끼리 수박을 갈라 먹으며 놀았던 한 낮의 휴식시간은 머릿속에 떠올리기만 해도 더위를 식혀주는 여름날 추억이다. 왕골발이나 대발이가 주종을 이루던 옛날과 달리 요즘에는 다양한 천연 소재를 활용한 발이 시중에 선보여 눈길을 끈다. 칡 덩굴의 껍질을 소재로 한 갈사발을 비롯해 대마로 만든 삼베 발, 펄프로 만든 지사발, 갈대로 만든 발 등이 나와있다. 커튼이나 블라인드보다 시원하고 정감어린 추억을 되살아나게 해주는 발은 아파트와 같은 현대적 주거공간과도 잘 어울리는 소품. 소재마다 나름대로 특성이 있어 사용 장소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색상은 브라운 계열의 자연색이 많고 아이보리 핑크도 있다. 최근 들어서는 발을 편리하게 접고 펼칠 수 있도록 로만 셰이드용 부품을 부착해 만든 「천연소재 셰이드」가 주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단조로운 느낌이 싫다면 해바라기 들꽃 대나무 등 그림이 인쇄된 제품을 사거나 폭포 등의 풍경을 그린 제품도 주문할수 있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통풍이 잘 되는 삼베 셰이드는 현대적이고 단순한 분위기의 공간에 잘 어울린다. 갈사 셰이드는 원사에서부터 부드러운 광택이 나기 때문에 조명의 양과 각도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낸다. 지사발은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현관이나 주방쪽 베란다 문에 달면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는데 적합하다. 발을 제작 판매하는 ㈜가람예공의 디자인실 정미연대리는 『천연소재 발은 사용할수록 색상도 은은해지고 쉽게 싫증이 나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며 『국내에서는 발을 여름 한철만 쓰는 소품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호텔과 고급 주택의 사계절용 장식품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연출법은 여러가지다. 거실이나 안방 창문에 고급스런 느낌의 갈사발을 달면 자연의 느낌이 살아난다. 식탁 창가에는 삼베 발과 가벼운 봉 커튼을 같이 설치해도 시원하면서 아늑한 느낌이 난다. 베란다의 경우 대나무 발이나 지사발을 달고 그 앞에 화분을 놓으면 싱그러운 분위기가 난다. 자외선 차단 코팅을 한 지사발은 90×2백30㎝ 크기가 4만원대부터, 삼베나 갈사 제품은 ㎡당 가격이 10만원이상. 롯데 그레이스 등 시중 백화점과 커튼전문점에서 국산 발과 대만 등지에서 수입한 발을 팔고 있다. 〈고미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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