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97여성동아 장편 당선 김성아씨

  • 입력 1997년 6월 13일 09시 58분


올해 여성동아 장편소설 당선자 김성아씨(48)의 「그대 앞에 가는 길」은 고전적 필체로 인간구원을 다룬 중량감 있는 작품이다. 김씨는 소설의 배경이 되는 제주도 서귀포에서 살고 있다. 대학생 외동딸이 있다. 여섯 자매를 키워야 했던 나이든 어머니와는 미워하며 싸우기도 많이 했지만 지금껏 떨어지지 않고 말벗이 되고 있다. 『20여년 전에 응모했던 적이 있어요. 박경리선생님께서 「독창적이다. 개성이 뛰어나다」고 평해주셨던 기억이 나요. 그 말씀 때문에 아직 글쓰기에 매달리고 있어요』 소설은 가족들로부터 소외받은채 말을 하지 않기로 굳게 작정한 한 소녀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자의식 강한 이 소녀의 앞길에 놓여진 운명―말문을 열게 해 준 소년 연인과의 만남, 그를 통해 알게 된 종교적 구원의 빛줄기, 문득 찾아온 연인의 죽음과 집착에서의 해방이 소설의 큰 줄기를 이룬다. 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그녀는 서점 경영과 사무원 생활로 집을 꾸려왔다. 그간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됐으며 지난해 딸의 입시 준비를 도우면서 창작을 재개했다.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텅 빈 사무실의 컴컴한 작은 골방에 혼자 앉아. 소설 속의 연인에 해당하는 실재인물이 있었느냐고 묻자 『삶에 지치면 언제든 내게로 오라고 말하던 이가 있었다. 그러나 얼마전 세상을 떴다』고 말했다. 〈권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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