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우리동네 어제오늘]의정부 호원동

  • 입력 1997년 6월 10일 10시 13분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虎院洞)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TV드라마 「용의 눈물」과 관련이 있다. 얼마전 「용의 눈물」에서 정안대군 이방원이 정도전과 세자 등 정적들을 제거하고 실권을 잡는 장면이 방영됐다. 1차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이 무인정사(戊寅靖社)에서 사랑하는 세자 등 신덕왕후 소생의 두 아들과 사위를 잃고 경순공주마저 불문(佛門)에 바친 태조 이성계는 한달도 못 견디고 정종에게 왕위를 물려 준다. 그 뒤 2년도 안돼 태종(정안대군)의 등극으로 태상왕이 된 그는 아들 태종에 대한 분노를 삭이지 못해 함흥으로 떠난다. 태조는 무학대사의 끈질긴 권유로 한양행을 결심하나 끝내 환궁은 하지 않고 의정부시 호원동 회룡사(回龍寺)로 어가(御駕)를 돌린다. 이 절은 태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무학대사와 3년간 경륜을 닦았던 곳으로 임금이 돼 다시 찾았다고 하여 회룡사로 불렸다. 태종은 회룡사로 조정대신들을 보내 태상왕의 윤허를 받도록 했다. 대신들이 정사를 논의하던 곳이란 뜻에서 이 일대를 의정부(議政府)라 부르게 됐다. 그로부터 6백년이 지난 지금 호원동 일대는 고층아파트 단지로 변했다. 〈의정부〓권이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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