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각서」문제제기]삼성 「비도덕성」부각의도

  • 입력 1997년 6월 8일 19시 58분


삼성자동차의 구조조정 주장 논란이 지난 94년 삼성이 동력자원부에 제출했던 「각서」의 이행여부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삼성의 인력스카우트와 부품협력업체 빼돌리기로 골머리를 앓아온 기존 자동차업계가 이번 기회에 삼성의 사업진출 자체를 문제삼고 삼성의 「비도덕성」에 한번 더 타격을 가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94년 상공부에 일본 닛산자동차와의 기술도입신고서를 제출한뒤 삼성 21세기기획단의 金茂(김무)대표이사부사장은 각서와 관련해 『삼성의 덕목 가운데 1호가 「도덕심」이므로 약속이행을 믿어달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당시 현대 기아 등 기존업계는 『삼성이 우선 궁지를 모면하기 위해 눈가림식으로 써놓은 내용이며 업계현실에 비춰볼 때 지켜질 수 없는 공약(空約)』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은 이미 지난 92년 상용차사업 진출 때 승용차사업은 절대 하지않겠다고 약속했었으나 94년말에는 『당시 상용차를 강조하다보니 와전된 것』이라고 말을 바꿨었다. 실제로 삼성이 「도덕성」을 걸고 약속했던 각서 중 상당부분을 어기고 있으며 앞으로 남은 항목도 사실상 지키기 힘들다는 것이 자동차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기존업체가 20∼30년이나 걸려 꾸준히 높여온 국산화율을 신규업체인 삼성이 하루아침에 70∼80%로 끌어올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특히 삼성은 그동안 현대 쌍용자동차 등의 기술인력을 은밀히 빼가는 등 부당스카우트 문제로 기존업체와 마찰을 겪어왔으며 부품업체 빼돌리기 등으로 물의를 빚어왔다. 자동차공업협회측은 『삼성이 스스로 내건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주장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면 삼성이 우선 대상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영이기자〉 ▼ 각서내용 ▼ 각 서 삼성은 승용차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94년 12월5일 정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합니다. 아래1.수출비율:98년 30%, 2000년까지 40%로 확대한다. 2.국산화비율:98년부터 2천㏄미만은 80%이상, 2천㏄이상은 70%이상을 달성한다. 3.부품산업의 기반조성:기존 업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부품을 조달하며 기존 완성차업체와 계열부품업체에 피해가 없도록 한다. 4.인력스카우트 배제:기존 업체에 근무하는 직원이 퇴직한 후 2년이 경과하지 않을 경우 채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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