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여가구가 밀집해 사는 인천 연수구의 일부 주민들은 요즘 아파트 문에 달린 보조잠금장치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외출했다 돌아와 보면 현관문의 동그란 보조잠금장치기 열리지 않아 곤욕을 치르는 주민들이 늘고 있기 때문. 한가지 이상한 일은 아파트 주변에 전에는 별로 보이지 않던 열쇠제작 및 수리전문업체 스티커가 요즘 들어 덕지덕지 붙어있다는 사실이다.
문을 열지 못해 발을 구르던 주민들은 잘됐다 싶어 얼른 열쇠가게에 전화를 하고 이들은 총알같이 달려와 3만원을 받고 보조잠금장치를 교체해준다. 그러나 일단 일을 끝내고 나면 주민들은 뭔가 석연치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연수구 동춘동 T아파트 주민 박모씨(38·회사원)는 『지난 1일 오후 잠깐 외출했다 돌아와보니 잘 열리던 보조잠금장치가 열리지 않고 열쇠구멍 안에서 얇은 쇠조각이 여러개 나왔다』며 『섬뜩한 기분이 들어 18만원짜리 외제로 바꿨지만 아무래도 열쇠업자들의 농간에 속은 듯하다』고 말했다. 옥련동 H아파트 주민들은 『이같은 일은 도둑의 소행으로 보기 힘들다』며 최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일부 열쇠업자들이 일거리를 늘리기 위해 일부러 열쇠구멍에 이물질을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인천〓박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