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따로 자금사정 따로」.
기업들은 자금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인데 「돈값」을 나타내는 시장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장금리인 은행보증 회사채(3년)금리는 지난 3월24일 연13.0%를 기록한 뒤 하락세로 돌아서 약 한달만인 지난달 22일 연12.17%까지 떨어졌다. 단기금리지표인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도 3월25일 연 14.20%까지 치솟았다가 상승세가 꺾이면서 최근 연12.60% 근처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은행 대출금리도 안정세를 유지, 표면적으로는 돈쓸 사람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인다. 4월중 은행의 대출평균금리는 3월과 같은 연11.46%로 시중의 자금난과는 상관없이 안정적이다. 대출금리가 안정적이라는 것은 자금수요가 별로 없다는 얘긴데 기업들 사정은 어떨까.
『부도방지협약 발효 이후 애매한 중소기업만 피해를 보고 있다. 굳게 잠긴 은행문은 예전이나 마찬가지다』(D중소기업 사장)
그는 『은행이 기업을 골라서 대출해주다 보니 금리가 내려가는 모양』이라면서 『중소기업에 은행돈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고 하소연했다.
단기자금 조달창구인 종금사의 대출패턴도 이와 비슷하다. 최근 대기업의 잇따른 부도로 자금운용이 보수적으로 변한 가운데 삼성 현대 LG 롯데 선경 등 「빅5」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에는 아예 신규대출을 꺼리고 있다는 것.
〈이강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