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성남 외국인노동자의 집 김해성 목사

  • 입력 1997년 5월 11일 08시 58분


경기도 성남시청 옆 주민교회 지하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집」은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꽤 유명한 곳이다. 이들 사이에는 『문제가 생기면 성남으로 가라』는 말이 나돌고 중국교포들은 이곳을 「중국교포의 집」으로 부를 정도다. 金海性(김해성·36)목사가 이 집을 연 것은 지난 94년4월.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방관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처음 5평짜리 방 한칸에서 시작했으나 독지가와 봉사자들에 힘입어 현재는 방6개에 강당까지 갖췄다. 처음 2명이었던 봉사자도 이제 직원 6명, 자원봉사자 20명으로 늘었다. 소문이 나면서 요즘은 매달 외국인 노동자 4백여명과 중국교포 3백여명이 찾아와 도움을 청한다. 김목사는 임금체불 부당해고 폭력 등 접수된 문제의 90% 가량을 처리해줘 여전히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지난 3월 서울 성내전철역에서 허모씨(46·여·중국 조선족)가 열차에 치여 사망했을 때는 경찰이 찾아내지 못한 유족을 중국내 「연줄」을 동원해 하루만에 찾아내기도 했다. 이때문에 안기부나 경찰에서도 가끔 그에게 도움을 청한다. 외국인 노동자와 중국교포에 관한 한 그의 전문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한국신학대학 출신으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경력도 있는 김목사는 『외국인 노동자가 밀린 임금을 요구하면 사업주는 「법대로 하라」며 오히려 큰소리치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며 『「외국인노동자보호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의 고민은 역시 재정문제. 교회와 후원회 회원들의 지원이 있지만 돈이 모자라 손대지 못하는 사업이 많다. 그는 요즘 외국인 노동자 및 중국동포들과 함께 북한동포돕기 모금운동을 펴고 있다. 0342―756―2143 〈성남〓성동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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