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자식사랑과 「유산 안물려주기운동」

  • 입력 1997년 5월 10일 20시 17분


▼서양의 한 극작가는 『돈은 악마를 천사로 만들고 죽은 자를 소생시킨다』고 말했다. 돈의 위력을 극적으로 나타내는 말은 우리에게도 얼마든지 있다. 「돈이 인격」이라든가 「금력은 무소불위(無所不爲)」라는 것 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늘 「돈 돈 돈」을 입안에서 굴리며 돈만 있으면 금세라도 행복해질수 있다고 믿고 있다. 과연 그럴까 ▼그에 대한 답을 부자나라중의 하나인 미국의 부호들에게서 구해보는 것도 무익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는 미국 기업가들 사이에 재산을 자식들에게 상속하지 않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창업주 빌 게이츠, 코카콜라의 로베르토 고이주에타회장, 제이콥 엔지니어링그룹 창업자 조지프 제이콥 등이 재산의 큰 몫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일부만 자녀들에게 물려주겠다고 선언했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돈을 물려주면 자식들 장래를 망친다」는 것이 그들의 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84년 「한국기독교 100주년」을 맞아 몇몇 기독교 실업인들이 「유산 안물려주기 운동」을 시작했다. 「우리의 재산은 사회가 가져다준 것이므로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취지에서였다. 10년후인 94년 회원들은 그들의 자녀들이 스스로 자립심을 키우는 것을 보았노라고 술회한 바 있다. 이 운동은 지금도 각계각층의 뜻있는 사람들 사이에 소리없이 번지고 있다 ▼최근 국내 한 여론조사에서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부모들은 건강이나 원만한 성격을 재산보다 먼저 꼽았다. 어른들은 무엇이 보다 귀한 것인가를 알고는 있으나 인간의 속성상 이를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진정한 자식사랑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가정의 달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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