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연기군의 「학마을」이 예전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학마을은 연기군 금남면 감성리 대전∼조치원간 국도변에 자리한 1백여가구의 농촌마을.
1백여년전부터 매년 2월경부터 7월경까지 학과 닮은 백로 황로 왜가리 등이 마을 뒷산에 대거 서식해 학마을이란 이름이 붙었다.
3천여마리가 넘는 백로떼 등이 울창한 아름드리 소나무 사이에 둥지를 튼 모습은 「흰꽃동산」을 연상케 했고 거의 매일 20∼30명의 사진작가들이 찾아왔다. 충남도는 지난 91년 훼손을 막으려고 이 일대 4만5천여평을 기념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철조망을 쳐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명성은 이제 옛얘기가 되고 있다.
조류분비물로 소나무들이 죽어가고 주변 하천(계룡천 조천천)의 오염으로 물고기 등 먹을 거리가 충분하지 않자 5년여전부터는 이들 조류가 5백∼7백마리밖에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18세때 이 마을로 시집왔다는 宋貞燮(송정섭·80)할머니는 『결혼할 때 학마을로 시집간다며 자랑했는데 이제는 학이 별로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기군 문화관광계 姜大吉(강대길)씨는 『주변의 전반적인 환경오염으로 서식조건이 악화돼 응급대책을 강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연기〓지명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