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PC통신에선]학생자율화 규제

  • 입력 1997년 5월 8일 07시 55분


▼ 복장-용모는 개성표현 수단…획일규제 안될말 ▼ 자율화는 말로만 그치는가. 교육부가 칼날을 들이댔다. 힙합바지와 머리염색을 규제하겠단다. 긴 허리띠와 큰 신발도 단속하겠다는 얘기다. 여학생의 립스틱과 향수 사용을 강력히 지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정하지 못한 용모나 복장이 탈선을 부추긴다는 판단인 모양이다. 웃기는 얘기다. 머리염색하고 화장 좀 하면 얌전한 학생이 날라리라도 되는가. 날라리도 복장과 용모만 단정하다면 착실한 학생으로 바뀐다는 말인가. 그러잖아도 감수성이 예민한 10대들이다. 이래저래 치여 피곤한 세대 아닌가. 왜들 군국주의식 획일화만 강요하는지 모르겠다. 복장이나 용모는 개성표현의 수단 아닌가. 이것저것 해보면서 감각도 키우는 법이다. 명백한 행복추구권 침해 아닌가. 60년대 가치관으로 90년대 학생들을 지도 단속한다면 웃기는 얘기다. 교육부가 그렇게도 일없는 부처인가. 복장이나 용모까지 규제하겠다고 나서니 말이다. 그쯤은 학부모나 사회에 맡겨도 된다. 교육부의 정책기능은 근본을 치유하는데 있다. 10대를 짓누르는 입시제도부터 개혁하라. 교육환경 개선이나 교육의 질 향상 등 중요한 일이 숱하게 있다. 괜히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지 말라. (유니텔ID·lanovia·twopair) ▼ 우루루 따라입는 힙합바지가 무슨 개성인가 ▼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또 누우면 자고 싶은 법 아닌가. 문란한 복장이나 얄궂은 용모는 탈선의 징후일 수도 있다. 비행 청소년도 한순간에 갑자기 태어나는 건 아니다. 일탈행위가 쌓여가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승려들이 삭발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머리모양에 신경쓸 여유를 없애기 위해서다. 그만큼 잡념을 버리니 수도에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환경이 바뀌면 사람도 변한다. 복장이나 용모도 당연히 심리적 기능을 갖는다. 교육부가 할 일이 없어 규제에 나서겠는가. 10대는 스스로 책임질 만한 능력이 모자라는 미성년자다. 그러기에 산전수전 다 겪은 기성세대의 도움이 필요한 법이다. 10대는 10대에 어울리는 복장이나 용모가 있게 마련이다. 헐렁하게 늘어뜨린 바지로 거리를 쓸고 다녀보라. 여학생이 도깨비같은 화장에 술집여자 같은 옷차림을 해보라. 도대체 누가 칭찬해 주겠는가. 개성표현이니 창의적 연출이니 해봤자 핑계일 뿐이다. 자다가도 웃을 소리 아닌가. 온통 힙합바지와 염색한 머리 일색인데 그게 무슨 개성인가. 모두 연지곤지 찍고 긴 허리띠에 큰 구두 신는다고 해보라. 그야말로 획일화 아닌가. (유니텔ID·도돌이표·next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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