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다가구주택이어서 이사를 자주 들고 나곤 하는데 이사 오는 사람마다 비닐장판을 갈아대니 그것을 버리기도 골칫거리다. 장판을 깐 지 1년도 안됐는데 다른 사람이 이사오면서 모두 버리고 새것으로 갈았다.
며칠전 두 가구가 이사를 했다. 한 가구는 깨끗이 청소해놓고 쓰레기도 분리해서 잘 버리고 싱크대도 깨끗이 닦아놓고 갔다. 대조적으로 다른 가구는 청소도 안하고 싱크대도 엉망으로 해놓고 갔다. 내 물건이 아니라고 어떻게나 험하게 사용하는지 싱크대 다리도 건들거리고 찌든 때는 닦지도 않고 그냥 가벼려 새로 이사온 사람이 새것으로 사달랬다.
아직 멀쩡하여 버리기엔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내가 땀을 흘리며 팔이 아프도록 닦아놓고 보니 새것같이 되었다. 다리도 버려진 것에서 두개를 빼 끼워 나사를 조이니 단단한 새 싱크대와 다름없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왜 그렇게 아낄줄 모르는지. 조금 손을 보면 쓸 수 있는 멀쩡한 것도 버리고 새로 사기를 좋아하니 얼마나 낭비며 그 쓰레기는 다 어디에다 버린단 말인가.
이초심 (서울 성북구 하월곡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