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레이더]모부투 자이르대통령,독재32년 『흔들』

  • 입력 1997년 5월 7일 20시 01분


자이르의 독재자 모부투 세세 세코대통령(66)의 32년간 철권통치가 막을 내리는 것은 초읽기만 남았다. 지난 65년 미국의 도움으로 집권한 그는 공산화된 앙골라의 우익반군에 배후기지를 제공하는 등의 「공적」을 인정받아 가혹한 독재정치에도 불구하고 친서방국가들의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냉전종식과 함께 「정치적 효용」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독재와 부패, 종족간의 내전 등으로 서방의 기피대상인물이 됐다. 그는 자이르에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구리 코발트 등 광물의 수출대금과 외국의 원조자금을 착복, 치부해 왔다. 뿐만 아니라 궁전을 짓는데 수천만달러를 낭비하고 지난해 전립선암 치료차 스위스에 체류할 때는 20여명의 측근을 거느리고 초호화호텔에 숙박, 국제사회의 눈총을 받았다. 자이르 반군은 스위스 은행에 예치된 그의 자산이 40억∼50억 달러에 이른다며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독재자 모부투의 말로는 전립선암으로 피폐해진 그의 육체만큼이나 초라했다. 서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으며 자신의 집권기간중 20억달러 이상의 재정지원과 군사지원을 해온 미국도 지난 94년부터는 경제 군사원조를 중단하고 그에 대한 비자발급을 중단했다. 미국 언론은 그를 「제2의 팔레비」로 표현했다. 자이르를 후견해온 프랑스도 수수방관으로 돌아섰다.망명설까지 나돌고 있는 모부투는 절대권력에서 밀려나 이젠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구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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