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마주보기]MBC 「내가 사는 이유」

  • 입력 1997년 5월 7일 07시 56분


TV드라마의 속성이란 「하루 일을 끝낸 뒤 들이켜는 막노동꾼의 소주」라고 말한 이가 있다. 고단함을 씻어주고 현실을 잊게 하는 마취효과 같은 것이라고. 이 경우 드라마의 모양새는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상류층의 「삐까번쩍」한 일상과 사회활동상을 주된 배경으로 삼는 경우다. 최근 막을 내린 「첫사랑」과 「별은 내가슴에」 등이 여기 속한다. 다른 하나는 지난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형이다. 「형제의 강」과 「서울의 달」 등을 들 수 있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래도 그때가 좋았지』하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게 공통점이다. 7일 첫방송되는 「내가 사는 이유」는 후자에 속한다. 향수를 자극해 마취효과를 꾀한 수목드라마다. 시대배경은 70년대. 한창 개발붐이 일기 시작한 서울 마포를 무대로 삼았다. 도박꾼은 물론 술집 작부에다 악극단과 약장수, 동네깡패와 한량, 동네마다 한명쯤 있었던 욕쟁이 노인 등 다양한 인간군상이 어우러진다. 지난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함께 만들었던 박종PD와 작가 노희경 콤비 작품. 젊지만 연기관록이 만만찮은 손창민과 나날이 연기력이 익어가는 이영애가 깡패와 작부 역으로 호흡을 맞춘다. 최근 복고와 트렌디의 부활로 정리되는 드라마의 유행 색감속에서 이 드라마가 단순한 추억과 회상의 재미 너머로 감동을 녹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경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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