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망 『허점투성이』…순여신액수 실제와 큰差

  • 입력 1997년 5월 1일 19시 54분


『할부금융이나 파이낸스사들은 흔한 협회 하나 없어 특정기업에 얼마를 대출해줬는지를 서로 모릅니다. 이 때문에 재무구조가 나쁜 기업에 제2금융권의 여신이 과도하게 몰릴 때가 많습니다. 제2금융권이 막연한 소문만으로 대출금 회수에 혈안이 되는 것도 정확한 정보가 없기 때문입니다』(H파이낸스 관계자) 할부나 파이낸스 등을 제외한 은행과 제2금융권의 기업대출정보는 은행연합회의 기업금융정보전산망을 통해 집계되고 있지만 이 정보도 제구실을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은행감독원 임세근(林世根)신용감독국장은 『한보그룹이 부도를 낸 뒤 실제 여신규모를 파악, 연합회 자료와 비교해보니 8천억원이나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금융기관들이 한보그룹의 정확한 부채규모조차 모른 채 대출을 해줬다는 얘기다. 이렇듯 은감원이 여신감독정책을 입안하고 금융기관이 특정기업에 대출을 할 때 중요한 판단근거가 되는 기업금융정보망이 허점투성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금융기관협약 제1차 대표자회의에서는 은행연합회의 전산망을 통해 집계된 지난 3월말 현재 순여신액이 실제와 맞지 않는다며 보람 산업은행 등이 문제를 제기, 회의가 20분이상 지연됐다. 보람은행의 심사담당자는 『기업금융정보전산망의 자료는 실제대출이 이뤄진 시기와 한달 정도의 시차를 보이고 있다』면서 『대출심사자료로는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기업금융정보의 정확성이 이처럼 떨어지는 것은 금융기관들이 은행연합회에 부정확한 자료를 보내는 것이 가장 큰 이유. 보람은행 관계자는 『개별 금융기관의 태도도 문제지만 기업별 여신액을 집계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기업코드조차 완전히 정비되지 않은 것도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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