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369)

  • 입력 1997년 4월 30일 07시 56분


제8화 신바드의 모험 〈22〉 내가 이야기하는 동안 내 이야기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선장은 항해일지까지 들고와 일일이 대조하여 보기도 하였습니다만 내 이야기가 틀림없는 사실이었는지 선장은 연방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내 이야기가 끝났을 때서야 선장과 선원들은 내 이야기가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과 내가 바로 신바드라는 것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내가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는 것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정말이지 당신이 죽지 않고 살아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소. 알라의 뜻으로 새로운 목숨을 얻으신 거로군요』 선장은 나의 짐을 돌려주었습니다. 짐짝 위에는 나의 이름이 또렷이 씌어져 있었고 없어진 물건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나는 짐짝을 풀어 그중에서도 가장 값비싼 물건을 가려냈습니다. 미르쟌 왕에게 선물로 바치기 위해서였습니다. 나는 왕을 뵙고 선물을 바친 뒤 자초지종을, 특히 배와 나의 짐짝에 대하여 자세한 말씀을 드렸습니다. 왕은 내 이야기를 듣고 크게 놀라워했습니다. 이야기를 마친 다음 나는 여태까지의 은총과 후의에 깊이 감사를 드리고 이제 고국과 친구들에게로 나를 돌려보내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그렇게 되자 이제 왕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나에게 작별의 말씀을 내린 다음, 그동안 내가 항구감독관으로 일한 것에 대한 충분한 보수와 함께 많은 선물을 내리셨습니다. 아내를 잃어버린 마음의 고통이 채 아물지는 않았지만 이제 곧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생각에 나는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그러나 막상 떠나오던 날 나는 뱃전에 서서 저만치 멀어져 가고 있는 그 아름다운 섬나라를 바라보면서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 일행은 전능하신 알라의 도움을 받아 날마다 무사히 항해를 계속한 끝에 바소라에 도착하였습니다. 나는 꿈에도 그리던 고국 땅을 다시 밟게 되었으므로 기쁨으로 마음이 들떠 배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동안 그 도시에 머물면서 진귀한 상품들을 산더미처럼 싣고 평화의 집 바그다드로 떠났습니다. 고향에 도착하자 나는 내가 살던 동네로 달려갔습니다. 그러자 친지들이며 친척들이 달려나와 나를 맞이하였습니다. 나는 내시며 처첩이며 노예들을 사들여 큰 살림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대저택과 전답을 사들이고 정원도 마련하였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 나는 전보다 훨씬 더 큰 부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가슴 속 깊은 곳에는 잊을 수 없는 슬픔도 하나 차지하게 되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 이국 처녀와의 애절한 사랑에 대한 추억입니다. 자, 이것이 나의 첫번째 항해 이야깁니다. 내일은 저의 일곱번째 항해 중 두번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야기를 마친 주인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듣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숙연해졌다. 그때 하인들이 저녁 식사를 날라왔으므로 뱃사람 신바드는 짐꾼 신바드와 더불어 저녁을 먹었다. 저녁 식사가 끝나자 주인은 짐꾼에게 말했다. 『오늘은 당신이 자리를 함께 해주어서 즐거웠소. 내일 또 와주구려』 그리고 주인은 하인을 시켜 금화 일백 디나르를 짐꾼에게 주라고 했다. 짐꾼은 뜻밖의 선물에 감사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글:하일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