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현철씨 능란한 「말바꾸기」

25일 한보청문회에서 金賢哲(김현철)씨는 과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이 한 발언에 대해 『오래된 기억이어서…』 『당시 너무 흥분된 상태여서…』 등의 표현을 써가며 쉽게 번복하는 「말바꾸기」의 능수능란함을 보였다. 먼저 신한국당 朴柱千(박주천)의원이 『지난 2월 신동아 인터뷰에서 증인 등이 한보로부터 돈을 받은 것에 대해 음해 세력을 거론했는데 이 특정 음모세력이 누구냐』고 추궁하자 김씨는 『제가 그렇게 말씀드린 것은 모두 제 불찰』이라며 예봉을 피했다. 김씨는 또 박의원이 『당시 야당의 선동적인 공작정치와 언론의 상업주의에 의해 우리사회에 불신풍조가 증폭됐다고 말했는데 어떤 점이 그러냐』고 구체적으로 따지자 『당시 너무 억울하다는 차원에서 흥분돼서 나온 발언이며 지금은 그 발언을 후회하고 있다』며 빠져나갔다. 그러나 박의원은 『증인정도의 경험과 판단력을 갖춘 사람이 홧김에 내뱉은 말은 아니라고 본다』며 『증인정도의 사람이 의혹을 부풀리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의아해 했으나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김씨는 또 鄭譜根(정보근)한보그룹회장을 고려대동문모임에서 만났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가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함께 중국식당에서 만난 것으로 드러나자 『사실 오래된 기억이라서 정확하게 기억을…. 나중에 알고 보니 오세천비서관이 소개해 준 것을 알게 됐다』고 쉽게 말을 바꿨다. 김씨는 『朴慶植(박경식)G남성클리닉원장실에서 녹화된 YTN인사개입관련 테이프에서 「玄昭煥(현소환)사장에게 좋지 못한 게 집중적으로 올라온다」고 말했는데 어디서 올라오느냐』고 신문한데 대해서도 『그게 뭐 어딘가에서 특별히 올라온다는 얘기가 아니라 언론계내 친구나 선후배들로부터 얘기를 들은 것』이라며 안기부나 청와대 등의 정보보고와 무관함을 주장했다. 의원들이 재차 『통상 어떤 기관에서 보고를 받을 때 「올라온다」는 말을 사용한다. 주위에서 말을 한 것이라면 어떤 얘기들이 「들린다」고 말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으나 김씨는 『「올라온다」는 말은 제가 쓰는 습관적인 용어』라고 맞섰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