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증언 쟁점정리]박석태-박일영씨

  • 입력 1997년 4월 17일 20시 46분


[박일영 전여신총괄부장] ▼대출시 실무자의견 여부박전부장은 『기업대출 신청시 은행 실무자의 의견이 거의 전적으로 반영된다』고 주장했으나 신한국당 李國憲(이국헌)의원이 『한보철강 대출도 전적으로 실무자의 의견이 반영된 것인가』고 따지자 『은행장의 지시만으로 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제일은행의 한보철강 대출이 1조7백억원 정도 되는데 전부 은행장의 일방적 지시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각 은행의 경영방침이 이사회의 결정을 거치게 돼 있으므로 순전히 행장 단독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의원이 계속해 『행장의 의견이 이사회에 전달돼 그대로 반영되는 것 아닌가』고 묻자 『확실한 답변을 못하겠다』고 말했다. 또다시 『행장이 무조건 적격으로 올리라고 지시하면 그에 따를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추궁하자 『그렇다』고 말했다. ▼한보철강 부실대출박전부장은 신한국당 孟亨奎(맹형규)의원이 『처음부터 한보는 여신심사에서 60점을 넘은 적이 없었고 대출상환능력도 E급판정을 받았는데 여신총괄부장으로서 종합적인 판단이 없었느냐』고 추궁하자 『자료를 보고 마음 속으로 걱정을 많이 했던 게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난해 12월 정총회장이 申光湜(신광식)전행장을 찾아왔을 때 「추가대출이 어렵다」고 했고, 제일은행측이 한보에 자구노력 촉구공문까지 보냈는데 12월24일 9백50억원을 또다시 대출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박전부장은 『9백50억원 지원이 안되면 담보제공을 안하겠다고 정총회장이 얘기한 것 같다』고 밝혀 정총회장의 협박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담보도 받지 않고 대출하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중소기업은 일부를 먼저 담보로 취득하지만 대기업의 시설자금은 한보처럼 거의 후취(後取)담보를 잡고 대출을 해 준다』고 설명했다. ▼한보철강 대출외압 의혹박전부장은 『실무자 입장에서 외압이 있었는 지는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은행이 한보철강 공장별로 여신을 분산지원한 것은 누가 교통정리를 해 줬기 때문이 아니냐』는 자민련 李相晩(이상만)의원의 질문에 『은행 자신이 위험을 분산하려는 측면이 있었다. 또 외화대출을 각 은행이 경쟁적으로 유치하려 했던 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전부장은 『은행감독원 대출감사 때도 문책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보철강 부도처리박전부장은 『정부가 부도를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관련 4개 은행장 합의형식으로 더이상 지원이 곤란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97년 1월초 한보의 등기부등본이 완성돼 담보를 취득한 이후이기 때문에 더이상 지원하지 않으려 했다.부도가 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전부장은 「흑자부도」를 냈다는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의 주장과 관련, 『공장이 완공되면 여신이상의 담보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지만 믿을 수 없는 얘기다』고 고개를 저었다. [박석태 전상무] ▼청와대 유원건설 인수개입의원들은 『지난 95년 4월 부도가 난 유원건설의 채무가 7천억원이었는데 5조원의 빚을 지고 있던 한보가 이를 인수하려고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게다가 인수과정에서 2천5천백억원을 대출해 준 것으로 볼때 청와대가 개입한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박전상무는 『李喆洙(이철수)전행장의 지시로 청와대 尹鎭植(윤진식)재정금융담당 비서관에게 유원건설 인수와 관련한 보고를 하라고 해서 6월15, 16일경 윤비서관과 한두차례 만난 일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윤비서관과 만나기 전인 14일에 이미 제일은행과 한보는 한보의 유원 인수를 내부합의했으므로 청와대가 사전 개입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자민련 李良熙(이양희)의원이 『그렇다면 왜 청와대에 갔느냐』고 추궁하자 『유원건설 부도가 신문에 크게 나고 사회적인 관심사여서 설명하러 갔다』고 답변했다. 다만 그는 『내가 가기 전에 이전행장이 청와대와 사전협의했는 지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이에 의원들이 『유원 인수과정에서 청와대의 외압이 전혀 없었다는 말이냐』고 계속 추궁하자 『유원 인수사를 한보로 선정한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기보다 선정후 대출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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