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매-까치『적과의 동침』…보름넘게 한우리생활

  • 입력 1997년 3월 31일 09시 50분


[공주〓지명훈 기자] 매와 까치가 함께 보름이 넘도록 사이좋게 지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충남 공주시 상왕동 李在信(이재신·58)씨가 임시로 만들어준 높이 1.5m, 넓이 1㎡ 정도의 새장 속에서 15일째 함께 지내고 있는 매와 까치는 마치 사랑하는 사이처럼 서로 깃털을 비비거나 눈을 마주치며 정답게 지내고 있다. 몸통 길이가 60㎝ 정도에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가진 매는 덫에 걸렸던 듯 오른쪽 다리에 심한 상처를 입은 채 지난 2월 중순 이씨의 닭장으로 사냥을 나왔다가 오히려 닭장 속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매를 치료도 할 겸 가두어둔 이씨는 때때로 닭을 먹이로 주다가 보름전쯤 인근 과수원에 쳐놓은 새그물에 걸린 까치를 넣어 주었다. 그러나 매는 까치를 먹기는커녕 오히려 친구처럼 사이좋게 지내고 있어 이들을 보러오는 동네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씨는 『산 닭을 넣어주면 하루에 1마리를 먹어치울 정도로 식욕이 왕성한 매가 먹이를 주지 않아도 까치와는 정답게 지내고 있다』며 『당분간 매와 까치를 지켜보고 매의 다리상처가 아물면 계속해서 키울 수 있는 곳으로 보내고 까치도 놔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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