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가 살아난다…체제전환후 올 첫 플러스성장

입력 1997-03-26 20:34수정 2009-09-27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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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 모스크바 북동쪽 베데엔하 가전제품시장. 필립스 소니 파나소닉 삼성 LG 대우 등 외제 가전제품이 가득한 20여개의 점포는 매일 밀려드는 소비자들로 붐빈다. 3,4년전만해도 2개에 불과했던 외국소비상품전문점이 지금은 2백평이상 대규모점만 30여개에 달한다. 어둠침침하던 모스크바의 밤거리도 밝아졌다. 기업 광고전광판도 작년부터 부쩍늘었다. 러시아 경제는 지난 91년 시장경제개혁의 시동을 건 이후 긴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나 올들어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1월 0.1%, 2월 0.2%를 기록, 마이너스를 벗어났다. 매년 2000% 이상 치솟던 물가도 10%선대로 잡혔다. 러시아가 작년 11월 프랑크푸르트 국제금융시장에서 연이자율 8.5%, 7년 기한으로 10억달러의 유러본드를 발행한 데이어 이달중순 또다시 12억달러의 유러본드를 발행한 것도 러시아 경제의 회생을 국제사회가 인정했기 때문이다. 보리스 옐친대통령은 이같은 국내외의 변화에 힘입어 지난 6일 연두교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2%로, 2000년의 성장률을 8∼10%선으로 설정하는 「행복한 순간」을 경험했다. 세계은행은 그동안 추진해온 시장경제개혁의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러시아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한다. 즉 △산업의 재편 △가격구조 변화 △시장가격제 도입에 따른 사기업간 경쟁 및 시장수요창출 등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경제회생은 수입에 의존하던 가전 및 식료품업과 생수 패스트푸드 분야에서 러시아 자생기업의 설립붐을 초래, 생산을 증대시키고 있으며 이는 가계의 소득증대→소비증가로 연결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중화학과 항공우주산업도 다시 숨을 쉬기 시작, 곧 러시아 경제의 효자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그러나 러시아경제의 앞날이 장밋빛 일색은 아니다. 초기단계에 들어선 경제성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화학공업분야의 상품화 △왜곡된 조세제도의 개혁 △서비스산업의 육성 등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또 임금체불 등의 고통을 겪다못해 27일 총파업을 벌일 예정인 노동자들을 어떻게 다독거리느냐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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