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아파트 화단에 노란 개나리가 하나 둘 피어나는 봄인데 우리집 초등학교 3학년, 5학년 아이들은 봄을 느낄 겨를이 없다. 초등학교 시절에 예능을 못 배우면 배울 시기가 없다는 생각에 아이들을 피아노 서예 미술 성악 글짓기학원에 보내다 보니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날 잠든 아이들의 책상위를 보니 「소년동아일보」가 놓여있었다. 읽어보니 「컴퓨터 교실」 「책마을」 「북한이야기」 「영어로 말해요」 「이야기 수학」 등 유익한 기사 외에 「다다의 요리일기」 등 재미있는 만화도 많았다.
이튿날 나는 아이들에게 소년동아일보를 읽어주었다. 학원을 하나 둘 정리하고 소년동아일보의 진솔한 이야기를 아이들과 함께 읽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아이들과 하나가 되었다. 일반 신문에서 느낄 수 없는 문화면과 아이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정보, 우리 일상 생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진기한 것들에 관해 아이들과 이야기해보면 과외공부가 필요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모습을 보며 아이들의 아버지는 이제 철들었다며 기뻐하고 가끔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최명순(부산 사상구 덕포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