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성백엽/국회의원들 내각제 꾸릴 능력 있나

  • 입력 1997년 3월 14일 08시 29분


그 동안 정가에서 심심찮게 내각제 소리가 나오더니 드디어 권력의 핵심부에 영원히 머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제 노골적으로 내각제 메뉴를 내놓아 국민들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문민정부의 실책을 빌미로 또한번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한마디로 내각제는 국회의원 세상을 만들자는 얘기다. 국민은 국회의원을 한번 뽑는 것으로 권리가 축소되고 그들에게 모든 권한을 일임하는게 내각제다. 내각수반과 대통령을 뽑는 일이 모두 국회의원들 손에 의해 결정된다. 여야 정당과 국회의원들에게야 신바람나는 정치판이 되겠다. 과연 오늘의 한국 정치인들 수준에서 깨끗한 내각제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대답은 부정적이다. 우선 한국의 정당들은 유럽 선진국처럼 확실한 노선을 가진 민주정당이 아니다. 가신정치 지역연고주의에다 보스중심의 결사체에 불과하다. 지금 한국의 정당들은 돈만 있으면 결성되는 정치인들의 둥지에 불과하다. 이합집산하고 간판만 바꾸는 정당들임을 알아야 한다. 게다가 한보사건에서도 드러났듯 한국의 정치권은 여야 없이 부패했다. 부패인사들에게 국가의 전권을 맡길 수야 있겠는가. 선진국에서는 공천권이 당수에 있지 않고 지역 국민들에게 있다. 우리는 당수가 공천한 인물을 선택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이런 실정의 정치판에서 내각제가 실시되면 막후정치가 더 극심해지고 국민들의 삶의 질이 더욱 떨어질 것이 뻔하다. 성백엽 (서울 동작구 신대방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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