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관계 잇단 악재 다시 먹구름…외교분쟁 비화조짐

입력 1997-03-13 20:10수정 2009-09-27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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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재호특파원] 민주당 선거자금 스캔들이 예상대로 美中(미중)간의 외교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지는 13일 미국의 국가안보국(NSA)이 북경과 워싱턴 중국대사관 사이에 오고 간 교신을 도청했으며 이를 통해 중국정부가 불법적인 헌금을 이용해 미국정치인들을 「포섭」하려고 했음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정부는 즉각 유감을 표명하고 중국은 미 정치인들을 상대로 어떤 로비활동도 한적이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로비보다는 도청부분이 더 큰 문제다. 타임스지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중국정부로서는 그냥 넘어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워싱턴의 중국대사관은 도청공포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청을 둘러싼 시비는 최근 호전되고 있는 미중관계를 악화시키면서 양국이 건드리지 않기로 암묵적으로 동의했던 이슈들, 즉 인권과 무역마찰을 전면에 등장시킬 가능성이 많다. 중국은 당장 이달말로 잡혀 있는 앨 고어 부통령의 방중(訪中)때 미국에 강한 불만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임스의 보도는 또한 중국이 본격적으로 대미(對美) 로비전선에 뛰어들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지금까지는 대만이 대미 로비의 고수였다. 국가의 정통성을 중국에 빼앗긴 이후 대만은 국제사회, 특히 미국을 상대로 집요한 로비를 해 왔기 때문이다. 대만에 있어로비는생존을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자금 스캔들을 계기로 판세가 바뀌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의 로비가 최근 크게 강화됐다』고 입을 모은다. 미 정치인들과 접촉하려는 중국인들의 움직임도 눈에 띄게 활발해졌고 미 의원들의 중국방문 초청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정부의 돈으로 중국을 방문한 미 의원만도 50명에 이른다. 워싱턴주재 중국대사관의 의회연락관실도 최근 대폭 보강됐다. 옥스퍼드대를 나오고 錢其琛(전기침)외교부장의 보좌관을 지낸 중국의 대표적 국제통 샤오 웽구앙이 의회연락관실 책임자로 임명된 것도 로비 강화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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