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달 기자] 1980년 미국 보스턴 마라톤경기에서 2시간31분56초의 기록으로 여자부문 우승을 차지하며 골인한 로지 루이즈.
역사적 사기사건과 사기꾼들을 정리, 소개한 이 책에 등장하는 기발하고 당돌한 여성사기꾼이다. 당시 스물여섯 살의 뉴욕시 공무원이었던 루이즈는 월계관을 쓰고 승리의 기쁨에 활짝 웃으며 환호했지만 곧 사람들의 의혹에 찬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된다.
선두그룹에서 계속 보이지 않았던 점과 골인후 전혀 피곤한 기색이 보이지 않은 점등을 추궁당하던 그는 결국 『루이즈가 경기도중 지하철을 타고 가다 결승점 1㎞앞에서 경기에 뛰어드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자가 나타나는 바람에 들통이 나고 말았다.
영어권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로 손꼽히는 셰익스피어와 관련된 사기행각도 눈길끄는 대목.
셰익스피어의 유물모으기에 열심이었던 새뮤얼 아일랜드와 그의 아들 헨리가 「보티건과 로웨나」란 희곡을 셰익스피어의 미발표작으로 둔갑시킨 것이 대표적 사례.
이 희곡은 무대에도 올려져 표가 매진되기도 했지만 결국 이 부자는 사기행각을 털어놓게 된다.
이외에 장난감 잠수함에 부착한 모조 바다뱀의 머리로 밝혀진 네스호의 괴물소동과 1938년 미국의 방송드라마에서 「우주전쟁」소식을 전하자 사람들이 진짜뉴스로 착각해 전국이 충격에 휩싸였던 일, 히틀러와 엘비스 프레슬리의 생존설을 추적한 내용도 짤막하게 소개돼 있다.
(고든 스타인·마리 맥니 지음 남경태 옮김/푸른숲·7,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