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지저분한 즉결재판소…피의자 폭행등 인권유린도

  • 입력 1997년 2월 21일 19시 56분


경미한 사건으로 며칠전 서울시내 한 즉결재판소에서 즉결심판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그곳에는 몇가지 이해할 수 없는 점들이 있었다. 우선 재판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보호실의 문제다. 사방을 둘러봐도 벽면 전체가 낙서 투성이였다. 나무의자는 물론이고 어느 한 곳 성한 곳이 없었다. 큼지막한 글씨로 써있는 낙서를 보니 3년전의 것이었다. 뿐만아니라 화장실은 악취가 진동을 하고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지저분했다. 또 한가지는 간이매점의 바가지다. 9백원짜리 담배가 2천원 컵라면 2천원 1회용 커피한잔에 5백원 등 관광지나 유원지보다도 비싼 값을 받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재판정의 인권 무시 행위다. 판사가 재판을 하는 중인데 재판정이 너무 추워 피의자들이 웅크리고 몸을 흔들거나 손바닥 등을 비비고 있었다. 그러자 정리직원이 피의자들을 구둣발로 찼다. 판사가 그 광경을 보고 제지시킬 정도로 그 행위는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였다. 군사정권의 암울했던 시대에나 볼수 있었던 광경을 세삼스럽게 보니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을 어긴 사람의 죄를 심판하고 집행하는 곳에서 오히려 법이 지켜지지 않고 인권이 유린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모든 것이 새롭게 달라지고 변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유독 즉결재판소 만은 변화를 외면하고 있는 느낌이어서 안타깝다. 황재달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