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영세상인 『설 땅이 없다』

  • 입력 1997년 2월 21일 08시 28분


[대전〓이기진·지명훈기자] 대전지역 영세상권이 존폐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들어 대자본의 대형 유통점 및 체인점들이 속속 진출해 가격파괴와 연중 변칙 할인행사 등으로 동종 영세업체의 상권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 관련업계에 따르면 슈퍼마켓 등 영세소매업의 경우 지난해 백화점 세이와 까르푸 등 대형 백화점과 유통점들이 진출한 이후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까르푸 인근에 있는 둔산 H아파트 상가슈퍼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매출이 5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울상이다. 슈퍼업계관계자는 『현재 20% 가량이 문을 닫거나 업종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내년 신세계의 프라이스 클럽이 개점하면 도산이 줄을 이을 전망』이라고 걱정했다. 소규모 비디오대여점도 사정은 마찬가지. 인필드 등 대형 체인점 20여개가 지난해초 진출, 경품을 제공하는 한편 편당 대여료를 60원까지 내려받으면서 최근 1년동안 3백여개(30%)의 대여점이 폐업했다. 그러나 소규모 대여점들은 가격경쟁은 엄두도 낼 수 없는데다 집단대응할 경우 담합으로 몰릴 형편이어서 중앙회 등에 가격정상화 건의만 할뿐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소규모 서점들 역시 2년여전 진출한 도서대여점이 최근 1천여개로 늘어난데다 최근엔 대형서점이 들어서 10∼18%까지 할인판매를 실시하고 있어 경영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점조합의 韓浩椿(한호춘)총무이사는 『지역내 3백20개 서점들이 30%가량 매출격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중 20여개소는 이미 문을 닫았다』며 『할인판매규제 등 정부차원의 보호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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