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鄧사망/재계표정]현지 정보수집 부산…정세변화 촉각

  • 입력 1997년 2월 20일 12시 04분


중국에 사업장을 두고 있거나 중국과 무역거래를 해온 주요그룹과 기업들은 鄧小平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北京 上海 등에 나가있는 지사나 사무소를 통해 현지사정을 알아보는 등 鄧 사후 중국정세 변화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부분의 그룹과 기업들은 그러나 鄧이 이미 오래전에 권력 일선에서 은퇴, 후계체제를 굳혀왔기 때문에 개혁과 개방을 기치로 한 鄧노선에 갑작스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鄧小平의 사망으로 그룹의 對中 투자나 일반사업 부문에 큰변화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평소와 다름없이 李弼坤 회장이 대표로 나가 있는 중국본사와 삼성전자 등 계열사 현장과 일상적인 연락을 취하고 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중국내 삼성 사업장 책임자들이 어떤 형식으로건 지도자를 잃은 중국 사업상대들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할 것이라며 장례기간 동안 업무에 다소의 차질은 있겠지만 변화는 예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4월 그룹 차원에서 만약 鄧小平 사후 소요가 일어나는 등 중국 정정이 불안해 질 경우를 상정해 비상대비 시나리오을 만들었으나 江澤民 주석의 지도 아래 정치적 안정이 지속돼 비상대책을 폐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그룹차원의 긴박한 움직임은 없었으나 종합상사 건설 자동차 정공 등 중국에 현지법인 또는 지사를 두고 있는 계열사들이 상황파악과 함께 앞으로의 사업전망 등을 분석하느라 분주한 모습. 현대그룹은 지난해 6월 鄭夢九회장이 중국을 방문해 국내 재계총수로는 처음으로 江澤民 국가주석을 예방하는 등 鄧 이후의 차세대 지도자들과 교분을 쌓아 왔기때문에 앞으로의 對중국 사업도 돌발적인 변수가 없는 한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鄧의 사망은 오래전부터 예견돼 왔고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충분히 강구해 뒀기 때문에 우려할 만한 일은 없다』고 밝히고 『지난해 鄭회장이 江국가주석을 방문한 자리에서 밝혔던 23억달러 규모의 對중국 투자계획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LG그룹은 20일 새벽 千辰煥 사장이 본부장으로 나가 있는 중국지역본부로부터 鄧 사망소식에 관한 보고를 받았으나 특별한 정세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 계획했던 투자 등 對中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LG화학의 5개 사업장과 長沙 天津 등에 있는 LG전자 공장 등 중국내 11개 사업장과 일상적인 업무연락을 취하면서 현지 정세를 파악하고 있으나 특이동향은 없는 것 같다』면서 지난해 具本茂 회장이 2005년까지 1백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對中진출전략도 계획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15억달러를 투자, 심천에 초대형 정유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선경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유공장 프로젝트는 워낙 장기간 검토해온 사업이고 중국정부 실무자들과도 충분한 협의가 이뤄진 사업인 만큼 중앙정부에 다소간의 변화가 있다고 해서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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