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선행」특별전형 대학 합격한 손소아양

  • 입력 1997년 2월 18일 20시 11분


[이인철 기자] 올해 처음 실시된 대입 선행부문 특별전형으로 홍익대 교육학과에 합격한 손소아양(18)은 지원자 6명중 수능성적이 가장 낮았다. 지원자가 정원(7명) 미달이었기 때문에 모두 합격할 것으로 기대한 탈락 수험생의 학부모들이 항의와 함께 여러 경로로 「압력」을 넣기도 했다. 그러나 손양의 봉사활동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등 판정을 받았다. 자발성이 결여되거나 일회성에 그치는 선행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손양이 봉사활동을 하는 곳은 안양시의 남부아동일시보호소. 버려진 아이들을 잠시 수용하는 곳인데 미혼모의 아기나 기형아가 많다. 중학교 2학년때 보람있는 일을 해보자며 친구들과 함께 이 보호소를 찾은 것이 계기였다. 『첫날 6시간 봉사활동을 하고는 몸살이 나버렸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이런 어두운 곳도 있다는 것을 직접 보고선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이름도 없이 버려진 젖먹이의 기저귀를 빨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후 매주 토 일요일만 되면 보호소로 달려가 5∼6시간씩 청소와 빨래를 하고 아기들을 돌봤다. 빨래를 많이 한 탓에 10대답지 않게 손이 거칠다. 몸에 혹이 생겨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아플 때도 있었지만 아이들과 있을 때만은 아픈 줄도 몰랐다. 목욕을 시키고 우유를 먹이다 보면 자신이 엄마가 된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선행이 알려져 문화체육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한 손양은 자신을 2년동안 지켜본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올 입시에서 선행부문 특별전형에 지원했다. 손양은 『나보다 어린 미혼모들을 많이 보면서 청소년상담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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