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홍익대 교무부처장 김영환교수

  • 입력 1997년 2월 4일 20시 34분


[이인철기자] 홍익대의 김영환교수(43·금속재료공학과)는 석달넘게 입시관리업무에 시달려 정말 피곤하다. 교무부처장이란 보직을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지만 「감투」에 따른 고통은 피가 마를 정도다. 우수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한 대학들의 신경전은 시험날짜 선택에서부터 치열했다. 홍익대는 올해 시험일을 서울소재 대학 가운데는 유일하게 「라」군을 택일, 3천6백명모집에 4만4천여명의 수험생이 몰리자 타대학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복수합격자들의 「상향이탈 도미노현상」으로 정시모집 합격자의 등록률이 30∼40%밖에 안돼 학교는 초비상. 1차 추가합격자를 발표했지만 미대를 빼고는 정원을 못채우는 학과가 많다. 추가등록생을 확보하기 위해 교수 50여명과 교직원 12명이 동원됐다. 밤낮도 새벽도 없이 「전화공세」를 편다. 『학생이 복수합격한 다른 대학에 갈 생각이라는 반응을 보일 땐 먼저 합격을 축하해 주어야 이야기가 잘 풀립니다. 우리 대학의 장점과 발전계획 등을 차분히 설명하면서 재고하도록 권유하는데 큰 수확도 몇명 있었지요』 그러나 김교수는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등으로 돈을 잘 버는 탓인지 장학금특전 등의 「당근」은 잘 통하지 않는다』며 『대학들이 앉아서 신입생을 받던 시대는 지났으며 교육의 질을 특성화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추가합격자 선정업무에선 정확한 통계가 생명. 매일 새벽까지 확인작업을 벌이느라 교직원들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등록 포기의사」는 반드시 녹취증거를 남기고 그 내용을 전보와 등기속달로 학생에게 통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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