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달라지는생활/쇼핑 새흐름]취향 『천차만별』

  • 입력 1997년 1월 14일 20시 22분


「林奎振 기자」 서울시내 모백화점 여성의류매장에 10년째 근무하는 판매원 K씨(여)는 요즘 고객들의 비위맞추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K씨는 하루에도 몇번씩 「판매전술」을 바꿔야 하고 건네는 인사말도 신경 써야 한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계층이 다양화하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욕구도 각양각색이기 때문이다. 오전에 그녀가 맞은 첫 손님은 X세대인 20대초반의 여대생고객. X세대고객은 베네통과 인터크루 등 최신유행 브랜드만을 열심히 골랐다. 그녀는 7만원대 베네통바지를 산 뒤 총총걸음으로 사라졌다. 점심무렵 30대초반의 주부가 찾아왔다. 생머리에 청바지차림으로 보아 전형적인 미시족. 한겨울인데도 반팔티셔츠와 반바지를 고른뒤 만족스런 표정으로 계산을 끝냈다. 점심시간엔 인근 은행에 근무하는 20대후반의 커리어우먼이 들렀다. 전문직 종사자답게 폴로와 빈폴 등 캐주얼 브랜드를 살핀 뒤 40만원대 빈폴제품을 구입했다. 곧이어 귀티가 흐르는 40대여성이 수입브랜드인 이탈리아 루치아노 소프라니와 영국 버벌의 여성정장을 골랐다. 가격에 관심이 없는 듯 80만원짜리 루치아노 소프라니 정장을 고른 고객은 백화점카드를 건넸다. 소비계층이 이처럼 X세대와 미시족, 전문직 종사자, 독신자층, 맞벌이 신세대부부층, 여유있는 중년세대 등으로 뚜렷하게 구분되자 유통업체들도 이에 맞춰 매장을 수시로 단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崔馨(최형)부장은 『유행에 따라 소비계층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추세』라며 『현재 분류해 놓은 소비계층이 또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불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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