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명제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대한민국의 역대 군사정권은 물론 문민정부라 하는 김영삼 대통령도 대통령은 임시직이며 봉사직이란 사실을 모르는 듯하다. 진정한 권위란 존경을 받을 때 유지되지 총과 칼이나 공권력을 앞세울 땐 독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우리는 흔히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을 한다. 이번 안기부법 및 노동관계법 날치기 통과와 이에 관련된 김대통령의 발언과 연두회견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중대한 사안이고 국민의 생존이 관계된 정책 결정과 실행에 있어 국민적인 합의는 절대적이다.
공청회는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국민투표까지 했어야 마땅한 사안을 변칙 날치기로 처리한 것이 정부 여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속히 번지는 파업 사태를 국민의 목소리로 경청하지 않고 오히려 강경대응이니 엄단 단호조치니 하는 낱말밖에 구사하지 못함을 볼때 국어에 대한 소양이 부족한 것인지, 정치를 포기한 것인지 묻고 싶다.
이제라도 대통령의 위치가 임시직이며 봉사직이라는 점을 통찰하여 국민의 좌절과 분노를 이해하고 변칙 날치기 통과된 안기부법 및 노동관계법을 무효화 한뒤 원점으로 돌아가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 은 주(서울 서대문구 홍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