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특사 내한/톰슨사태 향방]「대우 참여」원점회귀

입력 1997-01-13 20:44수정 2009-09-2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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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슨특사」로 내한한 장 클로드 페이 프랑스참사원위원(장관급)은 한국의 감정을 누그러뜨릴 「보따리」는 가져오지 않았다. 대신 13일 韓昇洙(한승수)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 柳宗夏(유종하)외무부장관 安광구 통상산업부장관을 잇따라 면담 프랑스정부의 번복과정이 법적절차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민영화 재개과정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선택을 할 것임을 약속했다. 우리정부에서는 일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사무총장을 지낸 중량급의 대통령 특사가 방문한 것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지만 결국 상황은 대우에 아무런 기약없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오히려 당초 예상으로는 이달안에 톰슨 민영화일정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나마 재개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재경원 관계자는 『톰슨그룹의 멀티미디어 부문은 유럽연합(EU)의 자금대출과 관련한 심사 때문에 민영화시기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1년후에나 다시 논의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톰슨그룹의 양대부문중 하나인 방산(防産)부문은 며칠후 당초 인수업체로 지목된 프랑스의 라가르데르그룹에 매각될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특사 면담에서 나타난 우리정부의 입장은 지난해 12월 한부총리의 주한프랑스대사면담, 프랑스주재 우리 대사관을 통한 유감표명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위였다는 평가다. 정치권 등에서 적극 거론돼온 TGV열차도입의 재검토를 포함한 방산 원전 항공부문 등의 「경제제재」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민영화위원회의 결정과정과 분위기에 의구심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한국의 국가이미지에 타격을 준 것에 대해 유감표시를 한 대목이 눈에 띄는 정도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잇단 면담에서 양측 모두 「이번 특사방문으로 한―프랑스관계가 돈독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한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외교적 수사(修辭)상 직설적인 표현을 하기는 힘들지만 우리측에서는 앞으로의 진행과정에 따라서는 양국간 경협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프랑스정부는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한다는 입장을 간접 전달한 것으로 보면 된다. 따라서 이번 특사파견은 최근의 프랑스 르 피가로의 보도대로 「파리―서울간의 대화를 정상화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許魯仲(허노중)재경원대외경제국장은 『대통령특사가 직접 와서 민영화의 투명한 집행을 약속한 것은 성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인종차별 성격의 번복결정으로 끓고있는 국민감정을 추스르기에는 미흡하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정부 일각에서는 14일로 예정된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보다 「심도있는」 얘기가 전달될 수도 있음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金會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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