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알고 탑시다]빙판길 「완벽 안전장치」는 없다

  • 입력 1996년 12월 29일 20시 56분


눈과 빙판의 도시 핀란드 헬싱키에서 브레이크시험을 한 적이 있었다. 강이 완전히 얼어붙은 빙판에서 처음에는 ABS브레이크를 장착하지 않은 차를 타고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가 빙그르르 스핀을 돌아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인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차가 다니는 일반도로에서 당했다면 충돌을 몇번이나 했을까 생각하니 끔찍했다. 핀란드나 스웨덴에서는 ABS나 TCS를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ABS(Anti―Lock Brake System)는 마찰계수가작은빙판길에서주행중 브레이크를 밟아 멈추려고 할때 차의 균형을 잡고 서게 해 준다. TCS(Traction Control System)는 빙판길에서 차를 출발시키거나 주행중 커브길을 돌아나갈 때 유용하다. 적극적 안전장비인 TCS가 작동해서 차가 미끄러지지 않게하고 균형있게 달리도록 해준다. ABS나 TCS가 장착되지 않은 차를 운전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끄러운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브레이크를 밟게 되면 브레이크 페달을 여러번에 나눠밟는 펌핑 브레이킹을 해야 한다. 여기에다 펌핑 브레이크효과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평상시보다 두배 이상의 차간거리를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 또한 커브길에선 들어가거나 나올때 자동차 속도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 비록 ABS나 TCS를 갖추었다 해도 미끄러운 길에선 100% 신뢰할 수 없다. 아무리 첨단 안전장치를 달았다고 해도 과도하게 브레이크를 밟거나 고속으로 코너링할 때는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눈길에선 차를 자기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주변의 모든 차들의 움직임을 잘 살펴보고 무조건 조심하는 마음을 갖는 게 상책이다. 최 희 동<자동차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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