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덕수궁길 「녹화거리」조성 난관

  • 입력 1996년 12월 27일 21시 56분


「高眞夏 기자」 서울 중구 덕수궁길(대한문∼경향신문사 9백m)을 보행자중심 녹화거리로 가꾸려는 서울시의 계획이 일부 건물주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보행공간을 넓히기 위해 덕수궁길의 노상주차장을 없애고 왕복 2차로중 1개 차로만 남겨 일방통행제를 실시하려는 계획에 대해 정동교회와 주한미국대사관이 반발하고 있다. 시는 내년 상반기에 착공, 연말에 완공할 계획으로 현재 설계를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덕수궁길에 가로수를 더 심고 보도를 넓혀 정취있는 산책로를 조성하며 수목 분수 시계탑 조각 등으로 꾸며진 소규모 광장을 여러개 조성해 문화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동교회는 거리 훼손과 교세위축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徐九錫(서구석)목사는 『인위적인 시설이 들어서면 오랜 세월에 걸쳐 자연스럽게 형성된 고풍스럽고 조용한 거리 분위기를 해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교회측은 『주차장 폐지와 차로 축소로 1백년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회인 정동교회가 타격을 받게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교인들의 반대서명을 시에 제출하고 청와대 등에도 탄원서를 보내기로 했다. 미대사관은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많이 다니는 길을 일방통행로로 바꾸면 만일의 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어렵다』며 2차로 존속을 요구하는 공문을 서울시에 보냈다. 시관계자는 『교통량 조사결과 대부분의 차량이 이곳을 단순히 통과하는 차량들로 나타났는데도 일부 건물주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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