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따라]원주 福추어탕집-장맛 명성『살아있는 전통』

  • 입력 1996년 11월 20일 20시 18분


「강원도 원주경내에 제일 이름난 산은 치악산이라, 명랑한 빛도 없고 기이한 봉우리도 없고 시커먼 산이 우중충하게 되었더라. 중중첩첩하고 외외암암하야 웅장하기는 대단히 웅장한 산이라, 그 산이 금강산 줄기로 내린 산이나 용두사미라, 금강산은 문명한 산이요, 치악산은 야만의 산이라고 이름지을만한 터이러라」. 이인직의 신소설 「치악산」의 첫머리 대목이다. 그 표현대로라면 치악산은 「웅장 야만 우중충」으로 대표될 그렇고 그런 팔도의 보통 산. 그러나 타박타박 발걸음을 산등성과 계곡안으로 옮겨 치악의 기운을 발바닥부터 머리끝까지 전신으로 흠뻑 쐬어 보면 그 표현이 심히 달라진다. 어떤 이는 치악을 산맥으로 부른다. 다소 염치 없는 측면도 있지만 1천m급의 수려한 준봉들이 여나무개씩 한꺼번에 이어져 강대한 능선을 형성하는 모습에서는 그럴 연(然)자 두세개는 족히 붙이고도 남음이 있다. 그 우람한 산세는 보기보다는 섭렵해 봄으로써 더욱 실감한다. 남북으로 뻗으며 서쪽 원주시를 향해 등을 보이며 활처럼 굽어 있는 치악산맥의 주릉. 그렇게 되면 동쪽의 횡성군강림면쪽이 내치악, 서쪽의 원주가 외치악이 되는 셈이다. 내치악쪽은 비탈이 순하지만 외치악쪽은 가파르고 낭떠러지가 많다. 외치악의 구룡사 큰골에서 올라 붙어 비로봉 향로봉 남대봉을 거쳐 윗성남까지 종주하는 코스라면 거리가 25㎞나 된다. 하루 종일 걸어야 겨우 당도할 거리다. 그중 구룡사∼세렴폭포∼사다리병창을 거쳐 치악의 최고봉인 비로봉(해발 1,283m)에 오르는 5.8㎞코스(3시간소요)는 가파르기는 하지만 경관이 좋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그런 험산이면서도 치악의 요소요소 심처에는 여인네의 고운 귓덜미 머리칼처럼 아름답고 사랑스런 계곡도 있다. 특히 구룡사 앞 계곡은 산의 정기에 짓눌려 움츠렸던 산행객의 소심한 마음을 누그려뜨리고도 남음이 있을만큼 아름답다. 영동고속도로 새말에서부터 둔내까지 내내 차창 오른편을 묵직하게 눌러 내리는 그 산세에 매력을 느껴 옷소매 끝덜미의 찰나적 인연이라도 맺고 싶은 여행자이거든 차머리를 돌려 구룡사 출구로 나가 봄직하다. 치악산국립공원 주차장에서 내려 1㎞(20분)만 걸으면 구룡교를 지나 구룡사와 구룡소에 도달한다. 낙엽 뒹구는 호젓한 산길에서 맞는 맑은 계곡과 구룡폭포, 두릅나무며 생강나무가 이룬 원시림에서 담대한 치악의 운치를 한껏 느낄 수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