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첩]스위스 알프스산정 자동카메라가 현장중계

  • 입력 1996년 10월 30일 20시 46분


「趙誠夏기자」 스위스의 아침은 알프스에서부터 온다. 스위스에서는 이른 아침 TV를 켜면 융프라우요흐 클라인 마터호른 고르너그라트 실트호른 등 수많은 알프스 산정의 아침 현재 모습이 경쾌한 스위스 전통음악과 함께 차례로 나온다. 산정에 설치된 자동카메라가 현장 중계 해주는 것으로 생생한 화면이 볼거리다. 클라인 마터호른 주변은 눈보라에 휩싸여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도 융프라우요흐와 알렛슈빙하지대는 달력사진처럼 쾌청하다. 현재 기온과 날씨도 자막에 표시된다. 알프스와 함께 사는 스위스인들의 아침은 늘 이렇게 시작 된다. 이런 알프스 날씨중계를 보다가 문득 한국의 아침TV가 떠오른다. 자유로 성산대교 입구가 막히고 있고 사당사거리가 공사로 혼잡하며 올림픽대로가 양화대교 부근 사고로 옴짝달싹 못하고…. 우리는 매일 아침 모두가 막히고 혼잡하고 사고로 얼룩졌다는 교통정보에 매달려 산다. 그것이 우리의 아침을 여는 데는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된지 오래다. 아쉬운 것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런 삭막한 삶에 얼마나 지쳐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한채 살아 가는 사람들의 무신경. 그리고 대기오염 전광판의 수치가 한계치에 육박하고 오존경보가 발령되는데도 무덤덤하고 숙달된 무감각. 매일 아침 알프스 산정의 모습으로 하루를 여는스위스 TV의 아침방송은 그런 무감각 무신경 무의식의 한국인 여행자를 단박에 일깨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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