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몽골]유목생활의 유산 「롱다리」

  • 입력 1996년 10월 22일 20시 00분


몽골의 어디를 가든 남자 여자 모두 큰 키에 늘씬한 몸매 그리고 쪽 빠진 예쁜 다 리를 갖고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풍습이나 언어가 우리 한민족과 비슷한데 체격 에 있어 이렇게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몽골의 전통가옥인 겔에서 몽골인의 생활풍습과 관습을 직접 체험하고 관찰할 기 회가 있었다. 젊은 부부와 태어난지 얼마 안되는 아기가 살고 있는 집이었다. 친절 한 집주인으로부터 차 한잔을 대접받으며 겔 주위를 둘러 보다가 곤하게 자고 있는 그 집 아이를 보고 몹시 놀라고 말았다. 이불로 아기를 둘둘 말아 싸고는 끈으로 꽁꽁 묶어 둔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아 이는 울지도 않고 몸부림도 치지 않았다. 『저러다가 아이가 질식해서 죽으면 어쩌 나』 『젊은 부부라 아이를 키울줄 몰라서 저러나』하는 걱정을 하며 이유를 물었다 .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이곳저곳을 이동하며 사는 유목민족의 생활습관 때문이라 는 설명이었다. 아기를 이불로 싸고 끈으로 묶어 놓았다가 이동할 때 말에 걸쳐 데 리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말을 타고 수많은 가축 떼를 몰고 움직일 때 아이에게 특 별히 신경을 쓰지 않고 이동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옛날 습관이 아직 남아 있어 지금도 아이를 묶어 키운다는 얘기였다. 주인부부는 그 때문에 예쁜 다리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나중에 딸 을 나으면 필자도 한번 시도해 볼까 한다. 그러나 이 예쁜 다리가 영양결핍으로 휘어진 경우도 종종 본다. 조금만 치료받고 영양보충을 하면 정상적인 예쁜 다리를 가질 수 있는데 먹는 것이 부실해 뒤뚱뒤뚱 걷는 어린이들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안쓰럽다. 조 준 호(국제협력단 봉사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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