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스케치]드라마 등장인물 배경-성격맞는 作名 고심

  • 입력 1996년 10월 21일 20시 54분


「琴東根기자」 아기가 태어나면 부모들에게는 새로운 고민이 하나 생긴다. 바로 아 기의 이름을 짓는 일이다. 드라마 작가들도 새로운 작품을 내놓을 때 똑같은 고민을 한다. 그렇다면 작가들은 어떤 원칙으로, 또 어떤 과정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만 들어낼까. 가장 큰 원칙은 두말할것도 없이 인물의 「캐릭터」에 잘 부합해야 한다는 점이다 . 그 인물의 성격과 지위 나이 주변환경 등과 시대배경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것. KBS2 「첫사랑」의 「신자」(이혜영)가 대표적 사례. 작가 조소혜씨는 『80년대초 반 가난하고 가정교육도 충실하지 못한 가정에서 큰 애정을 담지 않고 아무렇게나 지은 듯한 이름』이라고 「신자」라는 이름의 배경을 설명했다. MBC 「애인」은 현대 중상류층의 모습을 담고 있는만큼 「운오」(유동근)와 「여 경」(황신혜)처럼 「첫사랑」의 인물들보다는 도시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담고 있다. 이같은 이름은 작가들의 「순수창작」이 많지만 때때로 주변 사람들의 이름이나 잡지 소설 등 다른 글에서 빌려오기도 한다. 「첫사랑」에 지난 19일 방영분부터 찬옥의 파트너로 등장한 「주정남」이라는 인 물의 이름은 평소 『내 이름을 드라마에 좀 써달라』고 부탁해온 조소혜씨의 2층집 주부 이름이다.캐릭터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져 이번 기회에 오랜 부탁을 들어줬다 는 것. 실제 탤런트의 이름을 그대로 극중이름으로 쓰는 경우도 많다. MBC 청소년드라마 「나」의 등장인물들은 2명을 제외하고는 전원 본인의 이름을 극중에서 쓰고 있다. 「나」의 어린 연기자들은 대부분 연기자의 길을 가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어 실제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이 「인지도」를 높이는데 좋다는 판단에서 출연진과 제작진 이 합의를 본 것. 「나」의 작가 홍진아씨는 『「나」에서는 별로 고생하지 않았지만 이름 짓기가 대본 쓰기보다 더 힘든 때가 많다』며 『평소 인상적인 이름이 눈에띄면수첩에 일일 이 메모를 해뒀다가 나중에 필요할때 꺼내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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