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복할머니 本報에 감사편지…『따뜻한배려 감사』

  • 입력 1996년 10월 20일 20시 23분


『지난 고난의 삶을 이겨내고 앞으로의 새로운 삶을 설계하면서 지금의 현실이 꿈 인지 생시인지 몇번이고 가슴에 손을 얹어 봅니다』 북한국적으로 중국에서 살다가 온갖 고생끝에 온가족이 한국국적을 취득하고 아들 부부의 취업문제까지 해결된 洪承福씨(68·여·서울 양천구 신정동 양천임대아파트) 가 20일 동아일보사에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이 편지는 洪씨가 살아온 인고의 세 월과 회한으로 시작된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북한을 먼저 탈출해 국군에 입대한 남편의 전사 소식도 모 른 채 핏덩이였던 어린 아들을 품에 안고 중국 심양으로 탈출하여 생활한 40년간은 한마디로 기구한 운명 그것이었습니다』 『이제 장성한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와 함께 남편이 잠든 동작동 국립묘지에 서 향을 피우고 있노라니 지나온 45년간의 파란만장한 삶이 향냄새를 타고 피어오르 는 듯합니다』 洪씨는 이어 남편의 옛 전우인 崔養根씨(66)의 도움으로 남편이 국립묘지에 안장 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 무작정 한국을 찾아와 1년5개월간 불법체류자 생활을 하던 끝에 국적을 취득하고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을 쓰고 있다. 『꿈에도 그리던 조국으로 돌아와 남편의 공로를 인정받고 명예도 찾아 한맺힌 마 음이 풀린 뒤 정부의 배려로 지난달 아들부부와 손자까지 귀국하고 아들부부의 취업 문제도 해결돼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며 서울지방보훈청에도 고마움을 잊지 않았 다. 洪씨는 아들 玄光燮씨가 기관사로, 며느리 李炅姬씨가 병원조리사로 일할 수 있게 해준 따뜻한 보살핌에서 진한 동포애를 느낀다면서 『이제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河泰元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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