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한벌 1천2백만원짜리 수입모피 누가 입는지

  • 입력 1996년 10월 17일 10시 54분


지난주 토요일 아들의 바지를 하나 사려고 국내에서 꽤 알려진 의류회사의 직영 매장에 갔었다. 눈요기라도 하려고 여러가지 옷구경을 하던 중 수입 모피가 진열된 곳을 지나게 되었다. 얼핏보니 정찰가격이 「12,000,000원」이라고 표시된 모피코트가 눈에 띄었다. 설마 1백20만원이겠지 생각하고 다시 꼼꼼히 읽어봤지만 역시 1천2백만원이었다. 판매원에게 『이런 옷이 팔리느냐』고 물었더니 『다 사갈 사람이 있으니까 갖다 놓 지요』라는 대답이었다. 주위에는 그 옷 말고도 비슷한 가격대의 옷들이 수두룩해 3만5천원짜리 아들의 면 바지를 사들고 나오는 손이 허전하게만 느껴졌다. 도대체 우리 주변의 어떤 사람들이 이런 옷을 사서 입고 다니는지 한심한 생각과 함께 배신감마저 들었다. 20년이 넘도록 공직생활을 하고 있지만 1백만원이 넘는 옷 은 상상도 해본 적이 없으며 10만원대 옷을 하나 사려도 몇달을 벼르고 절약해야 하 는 우리 형편으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자신의 능력으로 모은 재산이라지만 그렇게 값비싼 옷을 두를 수 있는가. 국가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호화 수입 의류를 걸침으로써 국가경제를 좀먹게 하고 외국기업과 수입상의 배만 불리는 행위는 자제해야 되지 않을까. 박 준 호(서울 관악구 신림11동 미동아파트 7동 3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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