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바뀌고 선수 다 나가도 ‘포항은 포항’…우승 후보 다 제치고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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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8일 1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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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선두를 달리고 있는 포항. 2024.3.17/뉴스1
K리그1 선두를 달리고 있는 포항. 2024.3.17/뉴스1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가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성과로 판세를 주도하고 있다. 올해도 주축 선수들이 대거 팀을 나갔고 사령탑까지 바뀌었지만, ‘이번에도’ 우려를 비웃듯 승승장구 중이다.

포항은 지난 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6라운드에서 2-1로 역전승, 4승1무1패(승점 13)로 K리그1 선두를 질주 중이다.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울산HD(3위), FC서울(6위), 전북 현대(12위)가 주춤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포항은 최근 매 시즌 주전 선수들의 대거 이탈을 겪고도 2022년 3위, 2023년 2위를 하며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됐다. 하지만 올해 포항을 향한 전망은 밝지 않았다.

공수의 핵심인 제카, 그랜트, 하창래가 모두 팀을 떠난 데다 지난 두 시즌과 달리 수장인 김기동 감독마저 서울로 떠났기 때문이다.

매 시즌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의 결과를 냈던 포항이지만 이번엔 진짜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포항은 이번에도 초반부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울산HD와의 개막전서 패한 이후 5경기서 4승1무 무패로 힘이 붙었다.

포항은 특급 스타 영입 보강은 없었지만 정재희·백성동·김인성 등 기존 자원들이 적재적소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활약, 결과를 놓치지 않고 있다.

K리그2 충북청주와 부산 아이파크에서 각각 데려온 조르지와 어정원도 알짜 활약으로 힘을 보탠다. 그랜트와 하창래의 이탈로 새로 짜인 수비진도 리그 최소 실점(4골)으로 견고하다. 떠난 선수들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포항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선수 영입 역시 구단 차원에서 큰 틀을 공유해서 리스트업을 만들고 그 뒤에 감독과 상의하는 식이다. 그래서 그 틀과 철학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포항이 김기동 감독이 떠난 이후 박태하 감독을 영입했던 과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빠른 절차로 새 감독을 선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태하 신임 감독 역시 맞춤형 전술과 상대 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으로 K리그 감독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다.

박태하 감독은 2019년 중국 여자B 대표팀 감독을 끝으로 지도자에서 물러나 있다가 이번 시즌 포항 감독으로 부임했다.

일각에선 다소 긴 공백에 대한 우려도 표했는데, 박 감독은 동계 미디어캠프에서 “지난 3년 동안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을 맡아 현장에서 K리그 팀들 경기를 꾸준히 살폈다. 각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그려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던 바 있다.

그의 공언대로 이번 시즌 포항은 박 감독의 지휘 아래 상대 전술을 파악, 이를 바탕으로 승부처마다 힘을 내고 있다. 3라운드 광주FC전과 4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은 모두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터뜨렸고 2라운드 대구FC전과 6라운드 대전전은 역전승을 거뒀다.

축구계 관계자는 “박태하 감독의 포항은 전술 대처와 승부처 힘이 강하다. 상대 팀들이 수가 다 읽히는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포항이 선두를 달리는 것을 포함, 이번 시즌 K리그 상위권은 당초 예상과 다른 판도로 흘러가고 있다.

승격 팀이자 군팀인 김천 상무가 4승2패(승점 12)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정치인과 김현욱 등 개막 전까지만 해도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저력을 보이고 있다.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는 말년병장이 팀 주축인 이 시기에는 아무래도 전력이 좋지 않곤 했는데, 이번 시즌엔 초반부터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

김천은 4월 이동준(전북), 이동경(울산), 이현식(대전) 등이 즉시전력감 20명이 ‘신병’으로 입대, 든든한 전력 보강을 하게 돼 그 기세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김학범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항한 제주 유나이티드의 상승세 역시 주목할 만하다.

‘100분 축구’를 강조하며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진행했던 김학범 감독은 “4월이 되면 내가 하려는 축구가 조금씩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공언했는데, 실제로 4월부터 2연승을 내달리며 4위로 도약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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