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마치고 입장을 발표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이날 대한축구협회는 임시 이사회를 통해 승부조작범 등 축구인 100명 사면을 전격 철회했다. 2023.3.31/뉴스1 대한축구협회(KFA)의 이영표, 이동국 부회장과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이 최근 발생한 사면 논란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영표 부회장은 3일 오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난주 KFA의 징계 사면 관련 이사회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KFA 부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행정은 충분한 반대 의견과 다수의 목소리를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KFA의 일원으로서 축구팬들의 모든 질책을 무거운 마음으로 통감한다”며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다. 있어야 할 곳에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동국 부회장 역시 자신의 SNS로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 동료선후배들, 그리고 관계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면서 “지난 2월부터 부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업무를 배우고 파악하는 시기였고 내부적으로 상당부분 진행된 안건이었지만 경기인 출신으로서 경험을 자신 있게 말씀 드려 막지 못한 못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선수로서 받은 많은 사랑을 행정으로 보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KFA에 들어왔지만 부회장으로서 제 임무를 해내기에 부족함이 많았다.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현 시간부로 해당 직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전했다.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도 SNS에 “당시 이사회에 있었던 사람 중 한 명으로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에게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에 있어 부끄럽고 부족한 제 모습에 스스로 큰 실망을 했다. KFA의 사회공헌위원장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보고자 했으나 역량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껴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썼다.
KFA는 지난달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사회를 열고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 축구인 100명을 사면 조치했다. 특히 사면 대상자 중에는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최성국, 염동균 등 당시 선수 48명도 포함돼 있어 논란이 커졌다.
여론이 악화되자 KFA는 사흘 뒤인 지난달 31일 같은 안건으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재심의해 최종적으로 100명 모두 사면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정몽규 KFA 회장은 “판단이 사려 깊지 못했다. 승부조작으로 인해 축구인과 팬들이 받았던 엄청난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한층 엄격해진 도덕 기준과 함께 공명정대한 그라운드를 바라는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도 감안하지 못했다.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와 사전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실수를 인정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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