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루지 국가대표 탄생… “세계 무대서 한국팀 각인 시킬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7일 03시 00분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루지
‘최연소 선발’ 김소윤-김하윤 남매
팔 길어 루지에 적합한 체형 갖춰

14세이던 지난해 최연소 루지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하윤.
14세이던 지난해 최연소 루지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하윤.
한국 썰매 대표팀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때 남자 스켈레톤에서 윤성빈(29)이 금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썰매 세 종목 중 유일하게 ‘안방 노메달’의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루지는 평창 올림픽 유산으로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게 된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새 도전에 나선다.

두 다리를 뻗어 발끝으로 썰매 날 앞부분을 조종하는 루지는 썰매 종목 중 가장 ‘예민한’ 종목으로 평가받는다. 저변이 넓은 썰매 강국 선수들은 보통 5, 6세 때 루지에 입문하는 반면 한국 선수들은 성인이 된 뒤에야 처음 썰매를 타는 일이 많았다. 시작이 늦으면 아무래도 조종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슬라이딩 트랙’ 보유국이 된 한국 루지는 이번 청소년올림픽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을 위한 ‘차세대 육성’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남자 1인승 에이스로 활약해 온 임남규(34)와 독일 귀화 선수 출신 아일린 프리쉐(31)는 2022 베이징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이미 은퇴한 상황이다.

대한루지경기연맹은 2020년 7월 루지 강습회를 통해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김소윤(16·구월여중·173cm),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김하윤(15·사리율중·182cm) 남매를 발굴했다.

루지연맹 관계자는 “루지는 썰매에 앉은 채로 양팔로 트랙을 밀면서 스타트를 한다. 그래서 팔이 길어야 유리하다. 두 선수 모두 팔이 길어 루지에 적합한 체형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윤-하윤 남매는 지난해 2월 2022∼2023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남녀부 최연소 선수로 나서 각각 3위, 4위로 태극마크를 달며 ‘조기교육’ 효과를 증명했다. 이어 남매는 지난해 12월 평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겸 유소년대륙간컵에서 나란히 입상해 동계청소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자신감도 키웠다.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4개국 선수가 참여한 대회에서 남자 1, 2인승 모두 1위에 오른 김하윤은 “아직도 유럽 선수들에 비해 루지를 시작한 시기가 많이 늦긴 하다. 유럽 선수들을 당장 이기기는 어렵겠지만 끝까지 노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회 당시 무릎 뼈 골절 부상을 안고 여자 1인승 3위에 오른 김소윤도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당연히 메달을 따고 싶다. 또 세계인이 모이는 자리에서 ‘한국팀이 이렇게 강하다’는 것을 각인시키고 싶다는 목표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루지경기연맹이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을 대비해 운영하는 유스 선수단의 신유빈. 지난해 12월 평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겸 유소년대륙간컵에서 여자 1인승 주행에 나서기 위해 출발지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유빈은 이 대회에서 2위에 올랐다. 대한루지경기연맹 제공
대한루지경기연맹이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을 대비해 운영하는 유스 선수단의 신유빈. 지난해 12월 평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겸 유소년대륙간컵에서 여자 1인승 주행에 나서기 위해 출발지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유빈은 이 대회에서 2위에 올랐다. 대한루지경기연맹 제공
대륙간컵에서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우수 선수 발굴 캠프’를 통해 2021년 루지에 입문한 신유빈(17·상지대관령고)이 여자 1인승 2위에 오르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리듬체조 선수생활을 한 신유빈은 “처음에는 (루지) 체험만 해보려고 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전향하게 됐다. 루지에서 발끝, 고개 자세 유지가 중요한데 리듬체조에서도 워낙 자세와 ‘코어 힘’이 중요해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부터 시작된 발굴 캠프는 현재 평창에서 9차 캠프까지 마쳤다. 캠프가 끝나면 회차별로 개별 평가, 안전상 문제를 종합해 훈련에서 제외되는 선수가 나온다. 이제까지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아 유소년 선수는 총 1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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