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뉴 경질 사유는 “베일 쉬게해서”… 위약금 311억원은 챙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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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과 불화 등 논란 식지 않고 토트넘 회장, 무승부 후 크게 실망
모리뉴 “휴식-충전은 필요없어… 난 항상 축구계에 있을 것”
손흥민-케인 SNS에 아쉬움 남겨, 새 사령탑엔 나겔스만-파커 거론

19일 경질 직후 영국 런던의 토트넘 구단 숙소에서 짐을 뺀 조제 모리뉴 전 토트넘 감독(오른쪽)이 자택 앞에서 자동차 트렁크에 쌓아 둔 대형 액자 등을 꺼내고 있다. 액자 속 사진에는 우승 직후 그의 환한 얼굴이 보인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휴식이나 충전을 할 필요는 없다. 항상 축구계에 있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가디언 홈페이지
19일 경질 직후 영국 런던의 토트넘 구단 숙소에서 짐을 뺀 조제 모리뉴 전 토트넘 감독(오른쪽)이 자택 앞에서 자동차 트렁크에 쌓아 둔 대형 액자 등을 꺼내고 있다. 액자 속 사진에는 우승 직후 그의 환한 얼굴이 보인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휴식이나 충전을 할 필요는 없다. 항상 축구계에 있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가디언 홈페이지
시즌 도중 지휘봉을 뺏겼지만 여유로워 보였다.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어도 거액을 챙긴 데다 동고동락하던 간판스타들이 아쉬운 작별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를 일. 2019년 1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사령탑에 오른 뒤 17개월 만에 경질된 조제 모리뉴 전 감독(58·포르투갈)이다.

19일 경질 통보를 받은 직후 영국 런던의 토트넘 구단 숙소에서 짐을 뺀 모리뉴 전 감독은 자택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과 마주쳤다. 부당한 대우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걸 알고 있지 않나. 휴식이나 충전할 필요는 없다. 항상 축구계에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팀을 떠났지만 모리뉴 전 감독은 토트넘으로부터 잔여 연봉 등을 합쳐 2000만 파운드(약 311억 원)를 수령할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영국 ‘데일리 메일’ 보도에 따르면 2023년까지 계약을 맺은 그는 중간에 경질되더라도 잔여 연봉을 보전 받는 조건에 사인했다. 계약에는 성적에 따른 옵션도 있는데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탈락과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희박해지면서 모리뉴 전 감독이 받게 될 금액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성적 부진과 선수들과의 불화로 경질설이 돌던 그가 결정적으로 경질된 계기는 17일 에버턴전 무승부(2-2)였다. 경질 시기를 재고 있던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은 에버턴전에서 자신이 야심 차게 데려온 개러스 베일을 선발 출전시키지 않은 모리뉴 전 감독에게 실망했고, 결과까지 좋지 않았던 점에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EPL), 인터 밀란(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에서 지휘봉을 잡으며 모두 한 번 이상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모리뉴 전 감독은 토트넘에서는 2년간 무관에 그쳤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제이미 캐러거 해설위원은 “앞으로 EPL에서 지휘봉을 잡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모리뉴 감독의 경질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한 손흥민은 경질 시기를 아쉬워하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미안하고, 함께한 시간에 진심으로 고맙다”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모리뉴 감독의 경질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한 손흥민은 경질 시기를 아쉬워하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미안하고, 함께한 시간에 진심으로 고맙다”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갑작스러운 사령탑 경질에 손흥민, 해리 케인 등 토트넘 선수들은 안타까운 심정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밝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0일 “손흥민과 케인은 모리뉴 경질 시기에 상심했다”며 “경질 소식도 뉴스를 통해 접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모리뉴 전 감독과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내 기분을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과 함께 일해서 기뻤다”며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미안하고, 함께한 시간에 진심으로 고맙다. 미래에 행운이 있길 빈다”고 적었다. 케인은 “모든 것에 감사한다. 함께 일할 수 있어서 기뻤고 당신의 인생 다음 장에도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빈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새 사령탑을 물색 중으로 라이프치히(독일)의 율리안 나겔스만, 풀럼(잉글랜드)의 스콧 파커 등이 후보로 떠올랐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모리뉴#손흥민#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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