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라스트 댄스’가 시작됐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4일 11시 24분


시즌 종료 후 대거 FA
왕조 건설 주역들의 마지막 시즌될 수도

가을야구가 끝나면 선수단에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성패를 떠나 차기 시즌 준비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이 유니폼을 바꿔 입는다.

올 겨울 두산은 변화의 폭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오재일, 허경민, 김재호, 최주환, 정수빈 등 야수진의 핵심 대다수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하기 때문이다. 모두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수들이다.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두산이 이들 모두를 눌러 앉힐 가능성은 극히 낮다. 양의지(NC), 김현수(LG) 사례에서 보듯 두산은 여유자금 여부와 관계없이 엄청난 투자는 지양해왔다. 돈이 많더라도 이 정도로 주전급들이 한 번에 FA로 쏟아지면 전부 붙잡는 것은 쉽지 않다.

과정은 다르지만 왕조 주역들이 함께 하는 마지막 무대라는 점에서 올해 두산은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 왕조의 끝자락을 담은 다큐멘터리 ‘라스트 댄스’와 종종 비견된다.

두산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통해 어쩌면 마지막이 될 춤사위의 서막을 알린다.

지난 시즌 우승팀이자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행보에서 알 수 있듯 최근 두산은 가을야구의 최강자다.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쌓은 경험들은 이들의 가장 큰 무기다.

김재호는 정규시즌 막판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른 팀에 비해 큰 경기를 많이 했다. (포스트시즌은) 부담이 엄청 큰데 우리는 5년 간 해서 그런 것이 별로 없다”며 ‘가을 자신감’을 피력했다.

상대가 LG라는 점도 반갑다. 두산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LG에 9승1무6패로 우위를 점했다. 지난 5년 간 두산이 상대전적에서 LG에 밀린 적은 한 번도 없다. 라이벌전은 늘 껄끄럽지만 승리가 익숙한 두산의 부담이 훨씬 덜한 것은 사실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LG는 서울 라이벌팀이다. 똑같은 경기지만, 느낌은 다를 것 같다. 결과는 끝나봐야 안다”며 “최선을 다해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팀의 가을야구 맞대결은 이번이 5번째다. 앞선 4차례 격돌에서는 두 번씩 웃었다. 1993년과 1998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LG가, 2000년과 2013년 플레이오프에서는 두산이 시리즈의 승자가 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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