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혀잡기’ 도가 튼 김광현, 12이닝 연속 비자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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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전 승패 없이 6이닝 쾌투
실책 잇달아 1실점 등 흔들렸지만 6회 병살타 유도 탁월한 위기관리
속구 좋지 않아도 느린 커브 먹혀
류현진 경기는 보이콧으로 취소돼

세인트루이스 왼손 투수 김광현이 28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23일 신시내티전(6이닝 무실점)에서 메이저리그 첫 승을 수확했던 김광현은 이날 6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갔다. 1-1 동점인 7회초 마운드에서 내려와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다. 세인트루이스=AP 뉴시스
세인트루이스 왼손 투수 김광현이 28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23일 신시내티전(6이닝 무실점)에서 메이저리그 첫 승을 수확했던 김광현은 이날 6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갔다. 1-1 동점인 7회초 마운드에서 내려와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다. 세인트루이스=AP 뉴시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KBO리그 시절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 주로 던졌다. 타자에게 맞지 않기 위해 자신 있는 구종만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김광현이 힘 빼고 던지는 방법을 깨친 것은 미국에 건너가기 1, 2년 전부터였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기본으로 느린 변화구인 커브와 스플릿 핑거드 패스트볼(스플리터)을 골고루 섞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더 많은 이닝을, 더 효과적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김광현의 ‘맞혀 잡는 투구’가 빛을 발하고 있다.

김광현은 28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1-1로 동점인 7회초 마운드를 히오바니 가예고스에게 넘기면서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이날 김광현의 패스트볼은 평소보다 좋은 편이 아니었다. 최고 시속 148km가 나왔지만 평균 145km 정도였다. 150km 이상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는 느린 축에 속했다. 하지만 커브와 스플리터(메이저리그에서는 체인지업으로 분류) 등 느린 변화구와 적절히 안배하면서 어렵지 않게 경기를 풀어갔다. 특히 110km도 되지 않는 슬로 커브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이날 던진 80개 가운데 패스트볼은 33개, 커브는 12개였다.

유일한 실점은 야수 실책에서 비롯됐다. 4회초 피츠버그 선두타자 콜 터커의 평범한 땅볼을 3루수 브래드 밀러가 1루에 악송구해 무사 주자 2루가 됐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제이컵 스톨링스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1-1 동점이던 6회에도 야수 실책 등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으나 조시 벨을 병살타로 유도한 뒤 브라이언 레이놀즈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추가 실점을 막았다.

불안했던 내야 수비와는 달리 좌익수 타일러 오닐과 우익수 덱스터 파울러는 여러 차례 호수비로 김광현을 도왔다. 최근 2경기 선발 등판에서 12이닝 무자책 행진을 이어간 김광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1.69에서 1.08까지 낮췄다. 김광현은 “실책이 나온 이닝에서는 실점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오늘은 야수들의 호수비 덕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양 팀은 7회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세인트루이스는 규정에 따른 8회 승부치기 끝에 3-4로 패했다.

같은 날 보스턴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던 류현진(33·토론토)은 최근 벌어진 흑인 남성에 대한 백인 경찰의 과잉 총격 사건에 대한 항의로 경기가 취소돼 등판을 미루게 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광현#투구#구종#메이저리그#mlb#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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